분양가상한제 6개월 유예…'갭투자' 1주택자도 대출 규제

세종=박준식 기자
2019.10.01 15:58

부동산 과열 조짐…정부, 재건축 숨통 틔우고 고가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 강화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부동산시장 점검결과 및 대응방안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사진=뉴스1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적어도 내년 4월까지 반년간 유예하고 고가 1주택이나 주택매매사업자에 대한 대출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강남 4구를 중심으로 다시 달아오르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 투기 과열을 막고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재건축 단지에는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리겠다는 의미다.

연예인이나 고소득 전문직종 종사자들이 주택매매사업자로 법인을 만들어 투기를 일삼는 대출규제 사각지대가 지적돼온 것을 보완한 대책으로 해석된다.

◇또 달아오르는 강남4구…수십억 아파트 자금출처 현미경 조사

정부는 1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합동으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상황 점검 결과 및 보완방안'이라는 대책을 내놓았다. 발표자로 나선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전국 주택가격은 9·13대책 이후 전반적 안정세를 지속해왔지만 최근 강남4구 등을 중심으로 서울 주택가격 상승세가 확대되는 등 시장의 이상과열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며 "이런 시장상황 변화를 감안해 시장안정 대책 보완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아크로리버파크 2회차 모델하우스 / 사진제공=대림산업

정부는 우선 불법행위와 이상거래 등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 10월부터 허위계약이나 자금출처 의심사례에 대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현장점검을 시행할 계획이다. 최근 강남 한강변 30억원대 아파트를 금융종사자가 전액 현금으로 지급해 거래했지만 자금출처가 불법적인 경로였던 사례를 반면교사 삼은 대책으로 읽힌다.

정부는 일단 주택매매사업자 주택담보대출 등에 대해 현행 주택임대사업자와 동일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 40%) 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전까지 개인이나 임대사업자에게는 빡빡한 대출규제가 적용됐지만 매매사업자 법인 등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던 구멍을 메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는 또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투자 축소 유도를 위해 고가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도 강화할 계획이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반년 늦춘다…둔촌주공아파트 규제 피할 듯

정부는 두 번째로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6개월 늦춰 적어도 내년 4월까지는 재건축 단지들의 숨통을 터주고 시행 이후 규제도 동단위로 최소화하기로 했다.

현재 시행령 개정을 위한 입법절차가 진행 중이고 입법예고 기간(8월14일~9월23일) 중 다양한 의견이 제기된 것을 반영해 시장 우려를 불식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정부는 이주와 철거단지 등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관리처분인가 후 본격적으로 착수한 단지들의 차질 없는 사업진행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강동구

정부는 이에 따라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재건축 단지 등을 대상으로 시행령 시행 후 6개월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하면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입니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추진되는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 등이 분양가상한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정부는 또 향후 실제 적용지역을 지정하게 되는 경우 주택공급 위축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동(洞) 단위 등으로 규제대상을 이른바 '핀셋 지정'하기로 했다. 전체 사업대상에 상한제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가 대형평형 등에만 상한제 규제를 적용해 재건축 포기와 주택공급 저하 등 부작용을 막겠다는 조치다.

김용범 차관은 "앞으로 시행령 개정 보완사항은 규제개혁위원회 및 법제처 심사, 차관·국무회의 등 필요한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해 10월 내 완료하겠다"며 "분양가상한제 실제 적용지역 및 시기는 10월 말 시행령 개정 이후 시장 상황을 감안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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