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디지털통상' 대응 속도…DEPA 참여 검토

세종=권혜민 기자
2020.03.17 05:01

정부가 전세계적인 디지털 통상규범 정립 논의 참여에 속도를 낸다. 싱가포르, 칠레, 뉴질랜드 3국간 디지털 무역 협정인 DEPA(Digital Economy Partnership Agreement·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 참여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

싱가포르·칠레·뉴질랜드간 디지털무역협정 'DEPA'

1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DEPA 경제적 타당성 분석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DEPA 참여에 대비해 DEPA 규범의 내용을 분석하고, 협상 참여시 우리 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타당성을 따져본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DEPA는 디지털무역 규칙에 대한 공통 규정, 기준 등에 대한 싱가포르, 칠레, 뉴질랜드 간 협정이다. 3국은 지난해 5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협상 개시를 발표했다. 약 8개월 만인 지난 1월 공동성명서를 채택하고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다음달 열리는 APEC 회담에서 정식 서명 예정이다.

산업부는 지난달 확대 무역전략조정회의에서 발표한 '코로나19 기업애로 해소 및 수출지원 대책'에서도 "역내 국가간 포괄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데이터 기반 서비스수출을 확대하겠다"며 DEPA 참여 검토를 제시했다. 통상절차법에 따라 통상협상 개시 전엔 반드시 경제적 타당성 검토 절차를 거쳐야 한다.

새로운 물결 '디지털통상'…각국 잰걸음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4일(현지시각) 다보스 모리사니 슈바이처호프 호텔에서 WTO 전자상거래 회의에 참석해 지난 협상의 성과에 대해 평가하고 향후 협상진전 방안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0.01.24./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디지털 통상은 인터넷과 ICT(정보통신기술) 등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국가간 교역 활동 전반을 포괄하는 용어다.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디지털 기술 발전이 제품의 생산·유통·소비 전 단계에 영향을 미치고 국가간 무역패턴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중요성이 커졌다.

문제는 기존 통상규범으로는 포괄하지 못하는 교역 대상과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교역 규칙을 정하는 일이 시급해졌다. △데이터의 국경간 이전 △서버 현지화 △플랫폼 기업의 책임 등이 주요 이슈다.

각국의 대응은 빨라지고 있다. 지난 1월 서명을 마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는 인터넷, 디지털서비스, 전자상거래 관련 조항이 반영됐다. 지난해 9월 타결된 미·일 무역협정에는 국경간 데이터 이전 자유화, 서버 현지화 금지 등 디지털규범이 포함됐다. 세계무역기구(WTO)도 전자상거래 협상을 통해 다자간 규범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자체 검토 단계…참여시 실익 따지겠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6일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WTO 전자상거래 협상 추진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2019.01.16./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우리 정부도 지난해 '디지털 통상 정책 추진방향' 수립을 시작으로 국내 산업의 이익을 글로벌 디지털 통상규범에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관련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DEPA 경제적 타당성 분석도 이런 취지에서 추진된다. 현재 글로벌 규범이 없는 공백 상태에서 DEPA에 선제적으로 참여한다면 향후 WTO 등에서 이뤄질 글로벌 디지털 통상규범 정립 논의를 주도할 수 있다. 싱가포르, 칠레, 뉴질랜드도 제3국에 DEPA 참여의 문을 열어놨다.

정부는 DEPA 참여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거시경제와 산업에 미칠 파급효과를 분석해 경제적 실효성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DEPA 협정문 내용과 참여국의 디지털 무역 현황을 분석하고, 상호 호혜적인 협력 유망분야가 있는지 먼저 살피겠다는 얘기다.

산업부 관계자는 "DEPA 참여국과 논의를 시작한 것은 아니고 먼저 자체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는 단계"라며 "조문 등 상세 내용을 분석해 참여시 실익이 있는지를 연구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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