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장님 그만 때려요" 외국인선원 보호 팔 걷은 해수부

세종=최우영 기자
2020.08.21 05:12
지난 3월 31일 오전 8시 38분께 경남 통영시 욕지면 갈도 동방 1.6해리 해상에서 조업중이던 통영선적 11t급 근해연승어선 A호(승선원 3명)에서 중상을 입은 베트남 선원 B씨(39)를 통영해양경찰서가 병원으로 긴급이송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구타와 폭언, 여권 압수 등 잦은 인권 침해에 시달려온 외국인 선원들을 보호할 법적 장치를 마련한다. 어선의 종류와 규모 별로 나뉘어있는 선원 보호제도를 통합하면서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한다.

2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다음달 1일 '외국인근로자·선원 관리제도 TF'가 출범한다. TF는 한시적 조직으로 구성되지만 관련법령 정비 결과에 따라 외국인 선원을 보호·관리하는 상설조직이 될 수 있다.

외국인선원 TF를 구성하는 이유는 외국인 선원을 보호하기 위한 법과 담당 부서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현행 선원법이 적용되는 어선은 20톤 이상에 한정된다. 해수부 안에서도 선원법 적용 선박은 선원정책과, 20톤 미만은 소득복지과, 원양어선은 원양산업과에서 담당하는 등 일관된 관리 체계가 부족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최근 국내 선박의 선원 중 40% 가까이가 외국인으로 이뤄져 있다. 외국인 선원 비중은 더 늘어나는 추세다.

해수부 관계자는 "소관법과 담당과가 흩어져있다보니 근로감독·안전감독 등을 통합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20톤 미만 어선 같은 경우 제도권 테두리로 들여서 사각지대를 없애려 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선원 TF의 1차 목표는 20톤 미만 어선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보호다. 기본적으로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이 존재하지만 노동법을 그대로 어선원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어선원의 경우 최저임금법과 별도의 임금체계가 적용되고, 노동 분쟁을 다루는 노동위원회 역시 별도로 설치돼 있다.

TF는 △외국인 선원 실태 분석 △이해당사자 의견 청취 △해외 사례 참조 △법리 검토 등을 통해 현행 선원법을 개정해 20톤 미만 어선원을 보호할지, 또는 별도의 어선원법을 만들지 등을 결정하게 된다.

TF는 팀장 포함 5명 가량으로 구성된다. 선원정책과, 소득복지과, 원양산업과 등에서 인력을 파견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6개월~1년 가량의 활동기간을 상정한 한시 조직으로 출범하지만 추후 관련법을 정비한 뒤 정책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선원관리제도과 등 정규 조직으로 만드는 부분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선원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어선에서 일한 외국인 선원들에 대한 인권침해 실태를 알렸다. 당시 인터뷰에 응한 이주노동자 54명의 1일 평균 근로시간은 16.9시간에 달했다. 65.5%는 수면시간을 포함한 휴식시간이 6시간 이하라고 답했다.

고강도 장시간 근로에도 외국인 선원의 41%는 한달 임금으로 500달러(약 60만원) 이하를 받는다고 밝혔다. 한국인 선장, 항해사 등에게 폭행과 폭언에 시달린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외국인 선원들은 선장 또는 인력공급업체에 여권을 압수 당해 일을 그만두지도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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