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그룹이 지난해 말과 올 초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를 받아 500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추징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초 검찰이 LIG그룹을 압수수색한 이유도 국세청이 세금추징에 나서면서 동시에 LIG그룹과 오너일가를 고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LIG그룹과 오너일가는 2014년 LIG손해보험(현 KB손보) 매각과 2015년 LIG넥스원 상장 과정에서 지주사 ㈜LIG 지분 승계 및 거래에 따른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 관계자는 "LIG그룹이 LIG건설 경영실패로 한바탕 소란을 겪고 오너가 일부가 사법처리를 받았는데, 이후 LIG손보를 매각하고 방산계열사인 LIG넥스원을 상장해 그룹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조세 관련 문제를 다시 일으킨 것"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공표할 수 없고, 대신 오너들끼리 지분을 재분해하면서 거래한 가치가 문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LIG그룹은 2004년 LG그룹 창업주 구씨오너 집안의 고 구자원 명예회장이 분가하면서 만들어진 기업집단이다. 당시 LG이노텍의 방산사업부를 분리한 LIG넥스원(옛 넥스원퓨처)과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등을 떼어 독립했다.
그룹지주사인 ㈜LIG 주주구성은 2010년 말까지 구본상 전 부회장 26.79%,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26.79%, 구본욱 LK자산운용(옛 LIG투자자문) 대표 6.82%, 구동진 인베이나 부사장 5.76%, 구자훈 LIG문화재단 이사장 5.13% 등으로 이뤄졌다. 구자원 명예회장 아들 둘과 구자성 전 LG건설 사장의 아들 등 3개 가문이 연합한 구조였던 것이다.
이 구성은 2015년 이후 구본상 56.2%, 구본엽 36.2%, 기타 개인주주 7.6% 등으로 변동됐다. 일련의 계열사 매각 등을 거치면서 그룹이 다시 구자원 명예회장 아들 중심으로 재편된 것이다.
세무당국은 이 과정에서 시장가치나 본질가치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LIG 지분을 상속 및 증여, 매매 거래가 이뤄진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LIG는 2013년 LIG손보를 당초 예상했던 4000억원보다 현저히 높은 6000억원대에 매각하는데 성공하면서 금융권 단치부채와 LG가(家) 개인채무를 상환했다. 이 과정에서 LIG그룹을 공유하던 구자원, 구자성 일가도 지분을 거래해 갈라선 것으로 보인다. 구자성 전 사장 아들인 구본욱 씨는 당시 LIG그룹 내에서 임원을 맡고 있다가 이 시기 독립해 LK투자자문 오너가 됐다.
LIG는 이후 비상장 방산업체였던 LIG넥스원 지분 49%를 사들인 투자자들과 함께 기업공개에 나서 그룹을 재건했다. 상장은 성공했고, 주식을 잡고 급전을 투자했던 사모펀드 등은 보유지분을 시장에서 팔아 두 배 이상 수익을 올려 서로 윈윈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세당국은 이 과정에서 ㈜LIG가 경영권을 행사했던 LIG넥스원 지분 가치가 적절히 평가됐는지도 문제 삼은 것으로 추정된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LIG넥스원 △49% 지분 투자자(4만2868원, 2013년) 거래가격과 △공모가(7만6000원, 2015년)에 비해 △구씨 오너일가의 거래가격이 현저히 낮거나 왜곡됐다면 LIG 지분 거래 과정에서 탈세 시비가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LIG넥스원 주주구성은 현재 ㈜LIG 46.36%, 구본상 전 부회장(0.27%) 등 오너 특수관계인 일가 0.38%로 이뤄져 있다. 이 회사 시가총액은 지난 20일 종가 기준 6500억원대다.
과세당국의 조치는 비상장기업의 주식가치 산정에 있어 지배주주 일가 임의의 결정을 엄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당국 관계자는 "LIG 이슈는 최근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리와 삼성바이오로직스 투자유치 및 상장 과정에서도 크게 제기된 문제와 비슷한 맥락에 있다"며 "검찰과 정부 관련 당국은 대주주 일가에 크게 유리하게 평가된 주식가치 평가나 일감 몰아주기 등 회사 기회의 유용 등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LIG그룹 관계자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매각 이후 주주간 지분조정이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비상장주식 가치평가와 관련해 과세 당국과 일부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진행되고 있는 조사에 성실히 응하며 입장을 충분히 소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