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금천구 아파트 등 두 채를 전세 임대 중인 A씨는 예상치 못한 세금이 걱정이다. 고금리에 맞춰 정부가 간주임대료 이자율를 연이어 올리면서다. 올해만 세(稅) 부담이 약 60만원, 내년에는 20만원이 추가로 늘어난다.
전세 보증금에 붙는 간주임대료 부담이 커지면서 집주인들의 걱정이 적잖다. 정부가 정기예금 금리 수준을 고려, 세금 이자율을 2년 동안 2%포인트(p) 넘게 올린 탓이다. 올해 바뀐 세금 이자율은 3.5%로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결과적으론 임대인들의 부담이 전세가 상향 등 임차인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27일 발표한 '2023년도 세법개정 후속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국세·관세 환급가산금, 부동산 임대보증금 간주임대료 등 산정 시 적용되는 이자율이 2.9%에서 3.5%로 오른다. 이러한 조정분은 내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매년 정기예금 평균 이자율을 고려, 세금 이자율을 조정하고 있다.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정기예금 금리가 지난해 한때 4% 수준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세금 이자율도 △2022년 1.2% △2023년 2.9%에 이어 두 해 연속 조정됐다.
결과적으론 과오납으로 개인납세자에 돌려주는 세금은 늘지만 간주임대료 산정 시 붙는 이자율이 오르면서 임대사업자들의 부담은 커진다.
간주임대료란 임대인이 주택 또는 상가 임대 보증금을 받았을 때 일정 금액의 임대 수입을 올린 것으로 간주해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임대보증금에 대한 이자 상당액에는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등이 과세된다. 임대 보증금의 일정 비율을 임대소득으로 보아 과세하는 것이다. 주택의 경우 간주임대료 산정 대상은 1가구 부부합산 3주택을 소유한 가구다.
당장 올해부터 임대사업자들의 세 부담은 커진다. 예컨대 3주택자가 마포구 아파트 7억8000만원(84㎡), 금천구 아파트 5억2000만원(59㎡)에 전세를 내줬다면 지난해 세금 이자율이 1.7%p 오르면서 올해 부과되는 간주임대료만 연 57만원 증가한다. 내년에는 0.6%p 상향돼 약 20만원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 평당 2300만원(32평·7억3600만원)의 두 채 임대로 계산하면 올해 간주임대료가 약 67만원 늘어난다. 내년에는 24만원 증가한다.
일각에선 이런 임대인들의 세 부담이 전·월세를 높여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뜩이나 전셋값이 오르는 국면에서 기름을 부을 수 있단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2.45%를 기록하며 지난해 7월 50.94%를 시작으로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금철 조세총괄정책관은 "세금 이자율이 높아지면 세수 측면에선 마이너스다. 과오납분을 돌려받을 때 이자율이 올라가기에 받으시는 금액이 높아진다"면서 "간주임대료 부분은 보증금 수준에 따라서 소득이 올라가는 부분이 있을 것인데 세수를 높이려고 간주임대료를 높게 하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