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탄핵 쇼크에 내년 경제에서 '대외신인도' 관리가 급부상했다. 한국경제에 대한 지지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향하는 상황인만큼 외환 건전성 규제를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틀었다.
금융위기가 재현될 수 있단 우려까지 나오면서 역동경제 등 현 경제팀만의 정책은 힘을 잃었단 지적도 나온다.
2일 확정된 '2025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올해 경제정책의 방향키가 대외신인도 관리에 맞춰졌다.
외환시장 관리가 대표적이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30일 1472.5원에 마감했다. 2009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뛴 상태다.
코스피 지수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2400선이 붕괴됐다. 전장 대비 0.22% 내린 2399.49에 장을 마쳤다.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정부는 우선 외환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건전성 규제를 낮춘다. 대표적으로 선물환 포지션(선물외화자산-선물외화부채) 한도를 높인다. 국내은행 한도는 현행 50%에서 75%로, 외국은행 국내지점 한도는 250%에서 375%로 올린다.
정부는 외국환은행 거주자들이 원화로 환전해 사용하는 외화대출 제한도 완화하기로 했다. 대·중소·중견기업의 시설 자금에 대한 외화대출을 허용하되 환리스크 부담이 작은 수출기업에 제한, 추진한다.
외환 당국과 국민연금공단의 외환스와프 거래 한도는 늘린다. 기재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 당국은 이달 말 만료될 예정이었던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계약 기한을 내년 말로 1년 연장하고, 한도도 기존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높인다.
이밖에도 국제금융대사·국제금융협력대사를 임명, 국제 소통을 강화한다. 내년 초엔 한국경제설명회를 열고 지지와 신뢰를 회복한다.
외환시장 인프라와 접근성을 늘리기 위한 대책도 추진한다. 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 경상거래 환전을 허용하고 전자거래 시스템 활성화 등을 통해 야간시간대 거래를 촉진한다. 결제시한도 연장하고 일시적 원화차입 확대를 통해 거래도 활성화한다.
우리나라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한 대책도 포함됐다. 투자 인프라 확충을 골자로 한 개선방안이다. 글로벌 수탁은행이 외국인투자자 대신 증권·외환 거래를 일괄 수행토록 통합매매 방식을 도입한다. 또 외국인투자자의 보유국채를 환매조건부 등 담보거래에 활용토록 인프라를 갖춘다.
이 밖에도 국채전문딜러(PD) 기관을 은행 1~2곳 늘리고 전자거래도 활성화한다. 개인 투자 측면에선 국채 5년물을 신규 발행하고 이자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준다.
이처럼 내년 경제정책이 신인도 등 불확실성 관리에 무게중심이 옮겼지만 최상목 권한대행 등 2기 경제팀의 핵심 프로젝트인 역동경제 로드맵 추진 동력은 힘을 잃었다. 로드맵은 △혁신생태계 강화 △공정한 기회 보장 △사회이동성 개선' 등 3개 축을 바탕으로 한다.
대표적으로 사회 이동성을 높여 경제의 활력을 되찾는 '사회이동성 개선 방안'의 연내 발표가 밀렸다. 청년·여성 등 취약계층의 경제활동 촉진을 골자로 한 중장기적인 대책이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 역동경제를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지만 정책 일정을 짚긴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