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준 기준과 관련해 '현행 유지' 방침을 정부에 전달했다. 일반 투자자들의 반발이 큰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입장에서도 정부안을 철회할 최소한의 명분은 생겼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대주주 기준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당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속출했던 이번 사안에 대해 여당의 공식 입장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1일 주식 양도세의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내놓았다.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조정한 윤석열 정부의 부자 감세를 되돌리자는 취지였다. 주식 양도세는 대주주에게만 부과한다. 대주주 기준이 강화되면 그만큼 과세 범위도 넓어진다.
하지만 주식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큰 손'들이 연말에 대주주 기준을 회피하기 위해 매도할 경우 주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 탓이다. 대주주 기준은 연말에만 한정된다. 가령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잡았을 때, 연말에 종목당 9억9000만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과세 대상이 아니다.
대주주 기준이 주식 시장에 악영향을 주는 건 연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거래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연말에 한꺼번에 물량에 매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과거에도 대주주 기준을 회피하기 위해서 9월부터 순차적으로 주식을 파는 '큰 손'들이 있었다.
실제 효과를 떠나, 주식 시장의 악재로 여겨지는 '심리' 효과도 크다. 세제 개편안에는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도 담겼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대주주 기준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회의 국민동의청원에는 양도세 조정을 반대하는 의견에 이날 기준 14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정부는 유지냐, 철회냐 기로에 놓였다. 다만, 다른 세제 개편안의 법률안과 비교할 때 철회 절차는 간단하다. 대주주 기준은 법률안 개정 사항이 아니라 시행령 개정 사항이다. 시행령은 국회 입법 절차와 무관하게 정부가 임의로 개정할 수 있다. 대주주 기준은 세제 개편안의 다른 법률안과 달리 현재 입법예고 절차도 밟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철회 의사만 있다면 언제든 철회할 수 있다. 세제 개편안은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9월 정기국회에 제출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대주주 기준을 철회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우려하는 부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듣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