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유성 명장, 사비까지 털었다…"AI는 입맛 몰라" K손맛 키우는 이유

광주=조규희 기자
2025.09.26 04:35

한류의 중심에 '숙련기술인'
'명장' 맥 잇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왼쪽)과 안유성 조리명장이 24일 광주 한 식당에서 숙련기술인 관련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09.24. /사진제공=한국산업인련공단

K콘텐츠가 전 세계를 휩쓴다. 음식과 문화를 비롯한 생활양식이 사람들의 행동 방식을 바꾸고 이는 곧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한류의 중심에 숙련기술인이 서 있다는 의미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사회 전반에서 '명장'의 맥을 잇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24일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과 안유성 조리 명장이 제60회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열린 광주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숙련기술인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흑백요리사 프로그램 출연 경험이 있는 안 명장은 자비를 들여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이 이사장은 "안 명장처럼 성공한 롤 모델이 많아지는 것이 좋다"며 "화이트칼라뿐 아니라 안 명장 사례처럼 프로페셔널한 블루 칼라의 성공 모델이 많아 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안 명장의 집안은 어머니부터 안 명장, 그리고 자식까지 이어지는 숙련기술인 집안"이라며 세대를 이은 기술 전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명장은 "제가 명장이 되기까지 7번 떨어졌다. 특히 서비스 직종은 더 어렵다"며 "젊은 세대가 많이 도전해 명장에 올라야 업계도 발전하는데, 최근에는 쉽게 포기하는 분위기가 아쉽다"고 했다.

공단은 젊은 세대의 도전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부터 '쥬니어 명장' 제도를 시범 도입했다. 이 이사장은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입상하지 못했다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입상자뿐 아니라 도전자 전부가 숙련기술인이 될 자원인 만큼 명장이 직접 교육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자비로 후배들의 교육을 돕고 있는 안 명장도 이같은 생각에 동의했다. 그는 "명장은 최고의 정점에 오른 이들인데, 현장을 떠나면 국가적 손실이 된다"며 "종사 장려금, 쥬니어 명장 제도 등은 숙련기술인이 현장을 지킬 수 있게 하는 좋은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오히려 숙련기술인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란 의견에 두 사람은 공감했다. 이 이사장은 "AI는 사람의 입맛을 모른다. 입맛을 아는 건 인간 뿐"이라며 "이 영역은 대체 불가하다"고 말했다.

안 명장도 "제빵을 비롯해 음식 등은 AI가 깊숙하게 들어오기는 좀 힘든 영역"이라며 "관련 분야가 더 살아날 수도 있는 숙련기술인들을 양성할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숙련기술인을 둘러싼 국가 지원은 줄어드는 실정이다. △우수숙련기술인우대풍토조성 △민간숙련기술인단체지원 △숙련기술장려사업조사연구 등은 2022년까지만 예산이 편성됐고, 2024년부터 전액 삭감됐다. 올해 정부 요구안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숙련기술장려사업 전체 예산도 2022년 100억원에서 내년 요구액은 95억원에 그쳤다.

이 이사장은 "대한민국 명장이라든가 숙련기술 단체에 지원해 주는 예산들이 삭감되거나 없어지고 있다"며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이고 숙련기술인에 대한 중요도 인식도가 낮은 거예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 명장은 "우리나라의 산업화에서 숙련기술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는데 그 영광만 남았고 현실은 어려워 졌다"며 "숙련기술인을 우대하고 존중하는 풍토가 돼야 우리나라가 또 한 번 더 거듭날 수 있는데 지금 상당히 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2025년 제60회 전국기능경기대회는 이달 20일부터 26일까지 7일간 광주광역시에서 개최된다. 폴리메카닉스 등 51개 직종, 총 1725명의 선수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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