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수출실적에도 대미수출은 나홀로 역성장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감소폭은 더 크다. 자동차 관세 25%가 여전히 유지되는 가운데 미국은 의약품에 100% 관세까지 예고했다. 대미수출 침체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5년 9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수출액은 102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9개 주요 수출지역 중 유일하게 줄었다.
지난해 9월은 추석연휴가 겹쳐 올해 같은 달 조업일수가 전년 대비 4일 늘었음에도 감소세를 보였다. 이를 고려하면 실제 감소폭은 더 큰 셈이다.
대미수출은 올들어 관세영향으로 줄곧 부진했다. 올해 1~9월 중 전년 대비 증가한 달은 3개월에 불과하다. 지난 8월엔 전년 대비 12% 감소하며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 5월(-29.4%) 이후 최대낙폭을 기록했다. 올해 1~9월 누적 대미수출은 914억7700만달러로 3.8% 줄었다.
전체 수출실적이 견조한 것을 감안하면 대미수출 부진은 두드러진다. 지난달 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2.7% 증가한 659억5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9월 누적 수출도 5197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2% 늘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고율관세 정책을 강화했다. 올해 3월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6월엔 관세율을 50%로 인상했다. 4월부터는 자동차에도 25% 관세를 적용했다.
대미수출 감소는 관세적용 품목에서 두드러졌다. 최대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지난달 19억1000만달러로 2.3% 줄었다. 철강 수출은 2억달러로 14.7% 감소했다. 그나마 반도체와 바이오헬스 수출이 선전한 덕분에 감소폭을 일부 만회했다. 지난달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억8000만달러, 바이오헬스 수출액은 1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20.8%, 37.8% 증가했다.
문제는 자동차 관세가 낮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7월30일 한미협상에서 25% 관세를 15%로 인하키로 합의했지만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관련 이견을 좁히지 않아 최종 타결을 못했다. 반면 유럽연합(EU)과 일본의 자동차 관세는 15%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한국 자동차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대미수출이 늘어난 의약품에 100% 관세가 예고된 것도 변수다.
올해 1~8월 의약품 수출액은 70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이 중 대미수출액이 전년 대비 46.5% 급증한 15억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미 의약품 수출이 급증한 것은 물량을 미리 확보한 영향이 커서 고율의 관세부과가 잠재 리스크로 남아 있다"며 "하지만 반도체와 의약품은 일정수준 이상의 기술력이 필요하고 미국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강경하게 관세를 활용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