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에 이어서)
-박 교수 : AI가 투자 판단과 리스크 관리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AI 기반 ETF와 퀀트 운용을 선도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산업 전반에서 AI 도입이 본격화될 때 한국 금융회사가 글로벌 빅테크와 차별화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이라 보나?
▶최현만 고문 : 금융 산업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자본시장, 증권시장도 특히나 더 AI가 접목돼야 한다. 이미 운용 쪽은 거의 로보어드바이저가 하고 있다. 운용 쪽은 약 70%가 AI 시스템이 한다. 그런데 해보니 AI의 발전에서도 사람이 없이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증권에서 예를 들자면 고객이 왔을 때 여러 가지 업무 처리에 있어 이미 비대면 시스템이 발전했다. 거기에 AI까지 접목되면서 효율적이 됐다. 앞으로는 고객과 회사 상호 간에 커뮤니케이션이 더 용이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고민해야 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율이다. 비용은 경영을 함에 있어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인데 그걸 가지고 효율적인 성장을 해야 한다. 성장을 못하면 효율도 끝이다.
-박 교수 : AI의 폭발적 성장으로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기후위기 대응은 탈탄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 상충된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한국형 에너지 믹스 전략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김 고문 : 탈탄소에 있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꼴찌다. 탄소에 대해 적정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 그래서 장기적인 탄소 감축과 함께 흔히들 에너지 믹스를 말할 때는 에너지 안보, 경제성, 지속 가능성 이 3가지를 어떻게 잘 섞어서 가느냐가 관건이다. 탄소 감축을 한다고 갑자기 전기 요금이 비싸지면 어떻게 되겠나. 제조업 평균으로는 전기가 제조 원가의 0.2%라고 하지만, 어떤 산업에서는 굉장히 많은 전기가 들어간다. 예를 들어 금형, 표면처리 같은 작업에는 40% 수준을 차지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기료에 복지비용을 덧붙이는 잘못된 정책을 해왔다. 복지차원에서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형태다. 이는 잘못 이뤄지는 것이다. 에너지 안보, 경제성, 지속 가능성 이 3가지를 가지고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흔들리면 안 된다. 3가지 사항을 고려해 모든 사회적 비용까지 감안한 원가가 얼마인지 봐야 한다. 석탄 발전은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데 톤당 얼마를 배출하는지, 원자력은 사고까지 감안했을 때 비용이 어떻게 되는지 이런 것을 다 놓고 얘기해야 한다.
-박 교수 : 정 고문님께서는 삼성전자에서 30년 이상 인사를 담당한 전문가이시다. 최근 한국의 우수 인재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반대로 해외 인재 유치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인재 유출을 막고 해외 우수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은 무엇이라 보나?
▶정 고문 :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우수 인재도 좋은 조건으로 자연스럽게 가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 대안은 그들이 선호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특히 영입 대상에 맞는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 해외 인력들이 들어오면 적응을 못하는 이유가 주변에서 소외시키고 네트워크가 없으니까 협조를 못 받는 등의 문제 때문이다. 그런 여건 때문에 계약 기간을 마치면 자국으로 돌아가버리는 사례가 많다.
영입하는 환경이 꼭 연봉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00년 대 중반 삼성전자에서 물류 프로세스를 강화하기 위해 전문가 채용에 나섰고 물류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적임자를 찾았다. 하지만 회사에 들어오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우선 물류 컨설팅 회사는 그대로 유지하도록 해주고 그다음 설득한 포인트가 "삼성전자가 물류가 약할 때 당신이 들어와 업그레이드를 시켜주면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생기고 이는 결국 애국하는 길이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분이 오고 나서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이 부분이 본인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운영하던 컨설팅 회사의 경영 이념도 '물류 보국'으로 물류를 강화해 나라에 기여한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철학과 맞아떨어졌던 것이다.
-박 교수 : IT 인프라 산업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있으며, 공급망 자체가 안보의 영역이 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프렌드쇼어링' 등으로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격변 속에서 IT 인프라 기업은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고 새로운 기회를 잡을 전략은 무엇인가?
▶최준근 고문 : 우리 기업들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가 '우리가 해야 한다', '내가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다. 해외에 기술 있는 기업과 강력한 협력을 체계를 갖춰야 한다. 최근 많이 거론되는 소버린 AI(국가나 기업이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통제할 수 있는 AI)와 관련해서도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곳은 미래 경쟁력에 중요해 자기들의 데이터 센터를 가져간다는 게 이해되지만, 그 외 제조나 금융 산업에서는 대부분 데이터 센터를 이용하는 게 중요하지 자신들이 직접 소유하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AI 그 자체로는 경쟁할 수 없다. 우리가 플랫폼도 없고, 이미 선진국들이 표준을 다 만들고 가지고 있다. 우리가 있다고 하고 내놔봐야 세계에서 듣는 사람도 없고, 그걸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만들어도 팔아먹을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같은 경우 우리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 우리는 굉장히 빠르다. 우리나라가 그런 것들을 잘 이용을 해서 어떤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잘 만들어 국내에서 활용하고 그걸 가지고 세계 시장에 나가는 이런 부분에서 기회가 아마 제일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