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거주, 중소기업 재직, 주택 미소유 등 이른바 '3대 악재'가 30대의 결혼과 출산 발목을 잡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첫째 출산 후 육아휴직을 쓸 경우 소득이나 거주지와 무관하게 둘째를 낳을 확률이 높았다.
국가데이터처가 16일 발표한 '인구동태패널통계' 개발 결과에 따르면 동일한 연령에서 혼인·출산 비율을 비교한 결과, 남녀 모두 최근 출생자일수록 혼인과 출산을 경험한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남성 32세 기준으로 1983년생은 기준 연도(2015년)에 미혼 비율이 57.1%였다. 이후 1년 뒤 혼인 전환율은 10.0%, 2년 뒤 17.7%, 3년 뒤 24.1%로 단계적으로 상승했다. 반면 1988년생은 기준 연도(2020년) 미혼 비율이 67.6%로 더 높았고,3년 후 혼인 전환율은 15.5%에 그쳤다.
여성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여성 31세 기준, 1984년생은 기준 연도 미혼 비율이 43.5%였고 3년 후 혼인 전환율은 28.4%였다. 반면 1989년생은 기준 연도 미혼 비율이 54.7%로 더 높았고, 3년 후 혼인 전환율은 19.1%로 낮았다.
김지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기획과장은 "같은 나이라 하더라도 시대에 따라 혼인과 출산 비율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모습이 확인됐다"며 "과거 연생일수록 기준 연도에도 혼인·출산 비율이 높고, 3년 후 변화 비율도 모두 높았다"고 말했다.
거주지별로는 '수도권 페널티'가 뚜렷했다. 수도권 거주 남성은 미혼·미출산 비율이 가장 높았고 3년 후 출산으로 이어지는 비율도 전국 최하위였다. 여성 역시 수도권의 3년 후 전환율이 타지역보다 일관되게 낮았다. 김 과장은 "인구학계의 가설이던 수도권 페널티가 구체적 수치로 확인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와 주거 환경도 결정적 변수였다. 남녀 모두 상시 근로자와 평균 소득 초과 집단에서 혼인·출산 전환율이 높았다. 반면 중소기업·소상공인 종사자는 미혼·미출산 비율이 높고 전환율은 가장 낮았다. 주택 소유자가 미소유자보다 가정을 꾸릴 가능성이 큰 점도 확인됐다.
희망은 '육아휴직'에서 발견됐다. 2015~2020년 첫째를 낳은 상시 근로자를 분석한 결과 육아휴직 사용자(남성 9.0%, 여성 78.9%)는 미사용자보다 3년 후 다자녀 전환율이 높았다.
여성의 경우 육아휴직 사용자의 3년 후 다자녀 비율은 39.2%로, 미사용자(30.1%)보다 9.1%포인트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거주지, 소득 수준, 기업 규모, 주택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김 과장은 "정책 효과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통계는 1983~1995년생 내국인을 대상으로 개인의 경제·사회적 특성과 혼인·출산 변화를 2015~2023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추적해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