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난방도 도시가스 아닌 전기로…설치비 부담·전기요금 개편 관건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5.12.16 15:00
충남 부여군 규암면 백승호농가에서는 4500평 규모의 유리온실에 에너지절감기설인 공기열히트펌프를 설치, 대추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시설 설치후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경영비 절감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사진은 기계실 히트펌프 설치 전경. /사진=정혁수 기자

정부가 '탈탄소'와 '에너지 효율'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히트펌프 보급에 나선다. 냉·난방의 전기화를 이끌 핵심 장치로 히트펌프를 낙점했다.

관건은 비용이다. 히트펌프는 일반 보일러보다 설치비가 비싸다. 전기요금 부담도 만만찮다. 도입 초기 비용 장벽을 낮출 정책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보조금 지원, 구독형 모델 도입, 전기요금 개편 등 '3종 세트'로 보급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1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히트펌프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에너지효율도 높은 친환경 에너지 장치다. 땅, 물, 공기 등 주변의 열과 전기를 이용해 냉매의 온도를 변화시켜 냉·난방을 하는 원리다.

해외 시장은 이미 정책 지원을 등에 업고 고성장 중이다. 유럽연합(EU)은 2023~2027년 히트펌프 1000만대 보급 계획을 세웠다. 미국도 세액공제 등 구매 지원에 나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난방 내 히트펌프 비중이 2020년 7%에서 2050년 55%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사정은 다르다. 삼성, LG 등 20여 개 업체가 제조·수입 중이지만 보급은 더디다. 2022년 누적 판매량은 36만 대 수준이다. 전체 가구(2166만 4000가구) 대비 보급률은 1.6%에 불과하다. 주요국의 친환경 전환 속도를 고려할 때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이날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2035년까지 전국에 히트펌프 350만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2년 대비 10배 가량 확대된 규모다. 가구수 기준 보급률도 15%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우선 타깃은 설치가 쉬운 단독주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단독주택 약 600만 가구 중 252만 가구가 화석연료 보일러를 쓴다. 기후부는 이들 가구에 우선 보급하고, 추후 공동주택과 상업·공공시설에 100만 대를 추가 보급하기로 했다.

걸림돌은 역시 비용이다. 히트펌프는 냉매를 압축·응축·팽창·증발시켜 열을 이동시킨다. 압축 과정에 전기가 든다. 화석연료보다 효율은 높지만,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적용되면 장시간 사용 시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정부는 전기요금 개편 카드를 꺼냈다. 히트펌프 이용 시 누진제를 배제하거나 별도 요금제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용자 패턴과 재생에너지 연계 여부 등을 고려해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태양광 연계 지원도 병행한다. 태양광이 설치된 단독주택에 히트펌프 설치를 지원해 전력 자체 소비를 유도한다. 그만큼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초기 설치비 부담도 덜어준다. 히트펌프는 본체만 500만~700만 원이다. 급탕조 등 부대설비를 합치면 1000만 원 안팎이다. 100만 원 수준인 일반 보일러보다 진입 장벽이 높다.

정부는 히트펌프 설치 보조금으로 국비 40%, 지방비 30%를 지원할 계획이다. 자부담 비용은 30% 정도다. 기후부는 히트펌프 사용시 4인 가구 기준 연간 냉·난방 비용이 50만원 정도 절감되는 것을 감안하면 3~4년 정도면 자부담 비용을 회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 비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를 위해 '구독 모델'도 검토한다. 제조업체가 히트펌프를 대여해주고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장기분할상환 형태로 이용료를 낸다. 일종의 '구독 서비스 모델'이다.

정부는 히트펌프 보급 확대로 탄소배출 저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건물 분야에서는 에너지 소비 중 난방 등 열에너지 소비 비중이 절반 이상인 상황이다. 탄소의 직접 배출이 없는 히트펌프의 보급이 확대되면 온실가스도 518만톤 가량 감축이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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