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기업의 중대 위법행위에 적용되던 낡은 경제형벌 규정을 대폭 손질한다. 형사처벌 조항은 폐지한다. 대신 과징금 한도를 최대 10배 늘려 기업들의 금전적 책임을 강화한다. 동시에 민생안정을 저해하는 과잉형벌도 완화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30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차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총 331개 과제다. 지난 10월말 발표된 1차 과제 110개의 3배가 넘는다.
2차 방안은 △금전적 책임성 강화 △사업주 형사 리스크 완화 △민생경제 부담완화 3대 정비방향을 중심으로 마련됐다. 과도한 형벌규정을 없애는 대신 강력한 금전적 제재로 실질적인 위법 억제력을 확보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쿠팡, 이마트 등 대규모 유통업체들이 대리점이나 납품업자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기업들이 담합행위를 했을 때 과징금을 대폭 상향한다. 예컨대 대형마트 등이 납품업자의 다른 유통망 공급을 부당하게 제한하면 형벌조항(징역 최대 2년)을 폐지한다. 대신 시정명령과 함께 정액과징금 한도를 기존 5억원에서 50억원으로 10배 상향한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형벌 정비에 따른 후속조치로 과징금 수준을 크게 올린다. 담합을 비롯해 시장질서를 크게 해치는 행위에 엄정대응한단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가격이나 생산량을 짬짜미해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경우 현재 40억원으로 돼 있는 정액과징금 한도를 100억원으로 올린다. 정률과징금 기준은 관련 매출액의 20%에서 30%로 높인다.
다만 단순 행정실수나 생활밀착형 위반에 대해서는 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준다. 가령 지금은 금융투자업자가 아닌 기업 사업주가 함부로 회사 이름에 '금융투자'를 썼다가는 징역 최대 1년, 벌금 3000만원을 부과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과태료 3000만원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처벌을 완화키로 했다.
한편 당정은 다음 회의에서 배임죄 대체입법과 관련한 진척사항을 발표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