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한국형 증거개시 제도(K-디스커버리)'를 도입한다. 이 제도는 민사소송 과정에서 기술 탈취 피해를 입은 기업의 증거 확보 실효성을 높이는 제도다.
중기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법률 개정안은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위한 중점 법안이다. 지난 9월 10일 발표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방안'의 주요 후속 추진 과제 중 하나다.
그동안 기술탈취와 관련한 법적분쟁에서 피해 중소기업은 고질적인 '정보의 불균형'으로 피해사실 입증에 절대적인 불리함을 겪어 왔다.
특히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는 이미 증거개시 제도를 시행중인 데 반해 한국에서는 관련 제도가 부재해 기술보호를 위한 기술 선진국 수준의 제도 마련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형 증거개시 제도' 도입 논의는 지난 제21대 국회에서부터 지속돼 왔다.
이 제도 도입으로 기술자료 유용행위와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신청인의 요청에 따라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를 통해 당사자의 사무실, 공장 등의 방문 및 자료열람 등으로 필요한 조사를 수행하고 그 조사 결과를 법원이 증거능력으로 인정할 수 있다.
또 기술자료 유용 행위와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양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법원의 결정으로 녹음, 영상녹화 등의 수단을 활용한 당사자 간 신문을 할 수 있고 이에 대한 결과를 법원에 증거물로 제출할 수 있다.
법원은 기술자료 유용 행위와 관련한 위반행위 증명, 손해액 산정 등에 필요한 자료를 관리·보유하는 자에게 그 자료의 훼손·멸실 방지를 위해 자료보전을 명할 수 있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에서는 법원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관련 사건의 실체파악과 신속한 재판 등을 위해 중기부에서 수행한 행정조사와 관련한 자료제출을 명할 수 있도록 하는 '자료제출명령권'도 도입됐다.
수·위탁 거래 체결 이전에 발생한 기술자료 유용행위에 대해서도 해당 법령을 적용할 수 있도록 보호범위를 확대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한국형 증거개시 제도의 도입은 기술탈취 피해 중소기업이 증거 접근권을 확보하는 제도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땀과 노력으로 개발한 기술이 정당하게 대우받고 두텁게 보호될 수 있는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