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설탕과 밀가루 등 주요 먹거리에 이어 새학기를 앞두고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교복 가격'에 대한 고강도 점검에 나선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등골브레이커'라고 지적한 교복값의 적정성을 들여다보고 가격 상승을 일으키는 구조적 요인을 개선할 방침이다.
1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교육부를 중심으로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공정거래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등 5개 부처는 오는 20일 교복 가격 안정화를 위한 합동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이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성남)시장을 할 때 교복 구입비가 30만원 정도였는데 어느 틈에 60만원에 육박해 부모님들의 '등골브레이커'라고 한다"며 "개학을 앞둔 만큼 가격 적정성 문제를 살펴주면 좋겠다"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정부는 회의에서 교복값 상승 과정에서 업체들의 담합이나 불공정행위가 없었는지 살펴보고 협동조합 활성화를 통한 교복 가격 안정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소비자들이 교복의 원단 혼용률과 기능성 등 가격을 좌우하는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고 비교·선택할 수 있도록 가격 정보 공개를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최근 출범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도 교복 가격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최근 민생 물가를 자극하는 가격 담합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공정위는 새학기마다 반복되는 교복 가격 폭등 배후에 업체들 간 담합이 있는지 확인하고 불법·불공정 행위가 있었다면 엄정 처벌할 계획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에도 6개 교복업체 경북 구미지역 대리점들이 구미·김천·칠곡군 소재 48개 중·고등학교가 주관한 교복 공동구매 입찰에서 짬짜미를 벌인 사실을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90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민생과 밀접한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를 구성했는데 구 부총리가 의장을, 주병기 공정위원장이 부의장을 맡았다.
특히 공정위가 주도하는 불공정거래점검팀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률, 시장 집중도, 국민 생활 밀접도 등을 기준으로 불공정거래 우려 품목을 선정해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이미 높은 가격이 형성된 민생 밀접 품목 △국제가격 대비 국내 가격 수준이 높은 품목 △원재료 가격 변동 대비 제품 가격 조정이 불균형한 품목 등이 우선 검토 대상이다.
법 위반 혐의가 확인되면 관계부처가 합동조사에 나서고 조사 결과 담합이나 독점력 남용 등 불공정거래 행위가 발견된 품목에 대해선 가격 재결정명령까지도 고려한다. 가격 재결정명령은 위법 행위로 형성된 가격을 합리적 기준에 따라 재산정하도록 하는 시정조치다. 2006년 밀가루 담합 사건 이후 사실상 활용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담합 행위로 가격이 인상된 경우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할당관세·할인 지원·정부 비축 등 물가안정 정책이 사익 편취로 이어지지 않는지도 살필 예정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X(옛 트위터)에 "주요 품목별로 물가 상승 요인을 점검하고 단기적 요인은 즉시 개선하며 구조적 요인은 근원까지 파헤쳐 개선하겠다"며 "할당관세 등 선의 악용 사례에는 엄중히 대응할 것이며 교복 가격도 확실히 챙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