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투자조합 명세서' 제출 제도 최초 시행…투명성 높여 편법 '봉쇄'

세종=오세중 기자
2026.03.10 12:00
자료=국세청 제공.

국세청이 투자조합 명세서 제출 제도를 처음으로 시행한다. 활성화된 자본시장을 더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국세청은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하는 조합을 대상으로 '투자조합의 권리 등 보유·거래 및 조합원에 관한 명세서(투자조합 명세서)'를 2025년 귀속분부터 최초로 수집한다고 10일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투자조합은 개인에게 소액 분산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다수의 자금을 모아 벤처회사·스타트업 등의 기업에게 효율적으로 조달하는 역할을 한다. 또 개인이 투자조합을 통해 벤처기업 등에 출자하면 양도소득세 비과세, 투자조합 출자금 소득공제 등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조합원에 대한 정보가 주주명부 등을 통해서도 외부에 드러나지 않아 주가조작·편법적 지배구조 개편 및 양도소득세·증여세 탈세 등에 투자조합을 악용할 유인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일례로 상장주식을 보유한 투자조합 조합원의 출자지분 양도가 사실상 대주주의 상장주식 양도에 해당하해양도세 신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도세 신고하지 않아 적발된 경우도 있다.

투자조합 명세서는 이런 위법·부당한 행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도입됐다. 제도가 정착하면 주식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세원 관리체계가 보다 정교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세청은 △투자를 목적으로 '민법' 제703조에 따라 설립하는 조합 △그 외에 투자를 목적으로 '상법' 및 그 밖의 법률에 따라 설립하는 조합이 투자조합 명세서 제출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2025년 3월 14일 이후 권리 등을 취득하거나 거래한 투자조합이 올해 투자조합 명세서 제출 대상이며 시행일 이전에 취득한 권리 등을 변동 없이 계속 보유 중인 투자조합은 제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올해 투자조합 명세서 제출 대상인 투자조합은 오는 31일까지 홈택스 또는 관할 세무서(방문 또는 우편)에 제출해야 한다.

보유 및 거래 시 보고해야 하는 '권리 등'에는 주식 및 출자지분, 공채, 사채, 그 외 부채성 증권, 집합투자증권, 특정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등이 모두 포함된다.

또 투자조합 명세서상 조합이 보유·거래하는 권리 등의 가액은 취득원가가 아닌 해당 시점의 시가로 작성해야 한다. 다만 실무상 시가 평가 과정이 복잡한 비상장주식은 매매사례가액이 존재하지 않고 보충적 평가방법의 적용이 어려운 경우 외부 평가기관에서 평가한 공정가치 또는 취득원가 자체를 가액으로 제출할 수 있다.

국세청은 투자조합 명세서 작성에 어려움이 없도록 동영상 작성 매뉴얼·카드뉴스 등 시각화 자료를 제작해 국세청 SNS(유튜브, X,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등) 및 관련 누리집에 게시했다.

국세청은 "올해는 제도 시행 첫해로 납세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미제출 가산세 규정은 별도로 두지 않은 만큼 자발적이고 성실한 투자조합 명세서 제출을 당부드린다"며 "앞으로도 투명한 자본시장 거래 질서 구축에 앞장서 편법적 부의 이전을 사전에 차단하고 소액 투자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불공정 탈세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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