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이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기대 변화 영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은행 가계대출은 3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기업대출은 연초 자금 수요 영향으로 증가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6년 2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3000억원 감소했다. 전월(-1조1000억원)보다 감소폭은 축소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이후 3개월 연속 줄어든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은 4000억원 늘며 증가로 전환했다. 연말 이후 주택 거래 증가와 신학기 이사 수요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기타대출은 명절 상여금 유입 등의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국내 주식 투자 수요가 일부 유지되면서 감소 폭은 제한적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 가계대출은 3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비은행권까지 포함한 전체 금융권 대출은 증가폭이 다소 확대됐다"며 "전반적으로 가계부채 둔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은 크게 늘었다. 은행 기업대출은 2월 중 9조6000억원 증가해 1월 증가폭(5조7000억원)보다 확대됐다. 대기업 대출은 운전자금 수요와 은행의 대출 확대 전략 영향으로 증가폭이 커졌고, 중소기업 대출도 설 명절 자금 수요와 은행 영업 확대 영향으로 증가했다.
회사채 등 자본시장 자금조달은 위축됐다. 회사채는 순상환 규모가 확대됐고,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도 순상환 전환했다.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발행 부담과 투자 수요 약화가 영향을 미쳤다.
한은 관계자는 "연초에는 기업들이 자금을 미리 확보하는 경향이 있어 기업대출이 늘어나는 계절적 특성이 있다"며 "은행권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따른 대출 확대 움직임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수신 부문에서는 자금이 큰 폭 유입됐다. 은행 수신은 47조3000억원 증가해 1월(-50조8000억원) 감소에서 큰 폭 반등했다. 수시입출식 예금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는데 기업 결제성 자금과 지방자치단체 재정 집행 대비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다. 정기예금도 기업 여유자금 유입 영향으로 증가 전환했다.
자산운용사 수신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48조6000억원 증가했으며 주식형과 기타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금융시장에서는 금리와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국고채 금리는 2월 중순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 강화와 금리 상승 과도 인식으로 상당폭 하락했다가 3월 들어 중동 상황 장기화 우려와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다시 큰 폭 상승했다.
코스피 역시 주요 업종 실적 개선 기대와 정부 정책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최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 확산으로 크게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주택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다소 둔화되고 수도권 아파트 매물이 증가하는 등 시장 분위기에 변화 조짐이 있다"면서도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돼 있어 향후 흐름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