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수도권 집값과 전세가격 상승, 중·저가 주택 거래 확대 등이 다시 대출 증가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 규제와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 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12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가계대출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정부 규제 영향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 주택가격은 높은 상승세를 이어오다 최근 들어 상승폭이 다소 둔화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주택시장과 가계대출 흐름과 관련해 상방과 하방 요인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우선 상방 요인으로는 △주택가격 상승세의 주변 지역 확산 △중·저가 중심의 거래 증가 △전세가격 상승 등이 꼽혔다. 올해 들어 서울 핵심 지역보다는 서울 기타 지역과 경기 주요 지역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수도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저가 주택 거래 확대도 가계대출 증가 압력 요인으로 지목됐다. 수도권 주택 거래에서 15억원 이하 주택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들 주택은 고가 주택보다 대출 유발 규모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가격 상승세 역시 매매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최근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가계대출과 주택가격의 하방 요인도 존재한다. 지난해 10월 이후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가 모두 크게 올라 차입 수요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금리 상승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가계대출 금리는 당분간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 정책도 하방 요인으로 꼽혔다.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 방안 발표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필요 시 부동산 세제 개편도 검토하고 있다.
또 금융권의 대출 관리 강화도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할 요인으로 지목됐다. 주요 은행들은 지점별 주택담보대출 한도 관리와 비대면 대출 중단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일부 상호금융권도 대출 모집인을 통한 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한은은 최근 정부의 강력한 정책 추진으로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지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가 추세적으로 안정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동시에 효과적인 공급 대책을 적시에 시행해야 한다"며 "수도권 집중과 부동산으로의 신용 집중을 완화하기 위한 구조개혁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