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모신용(대출) 부실 공포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약한 고리'로 떠오르자 정부도 관련 움직임을 예의 주시 중이다.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선 사모신용 시장 불안이 '제2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와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과거 위기의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리스크 선제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1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관계부처는 최근 미국 사모신용 시장의 부실 징후를 공유하고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집중 점검 중이다.
특히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관련 현황을 수시로 보고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경부 내에선 국제금융국과 자금시장정책과를 중심으로 실시간 영향을 파악 중이며 관계기관 간 핫라인을 통해 대응체계를 한층 강화했다.
이와 관련, 구 부총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에 따른 시장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19일 열릴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감원장 등과 사모신용 리스크 관련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는 일단 이번 사태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제2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 익스포저 등을 고려할 때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대부분 기관이 이번 미국 사모신용 부실 논란이 과거 서브프라임 사태처럼 번질 상황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며 "금융위, 금감원, 한은과 함께 관련 상황을 잘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위험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2조~3조달러 수준까지 팽창한 사모신용 시장이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1조3000억원~2조달러)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돼서다. 특히 사모신용 시장 위험이 장기화하고 있는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등 복합 위기 상황과 맞물려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을 가중시킬 수 있단 우려가 크다.
아울러 최근 제기되고 있는 'AI(인공지능) 거품론'과 연계해 위기가 증폭될 수 있단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최근 사모신용 펀드 전반에 환매 압력이 거세진 배경에는 AI 열풍에 올라타 사모대출을 대거 끌어다 쓴 소프트웨어·테크 기업들의 부실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AI 과잉 투자에 따른 'AI 거품론'이 현실화할 경우 관련 기업들이 받아 간 사모대출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할 '뇌관'이 될 수 있단 지적이다.
한은은 최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AI산업의 구조적 성장 기대가 유효하더라도 수익성 검증 과정에서 시장의 평가가 급변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기술 변화와 경쟁 구도의 급격한 전환이 시장 기대를 단기간에 조정시키며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단 경고다.
재경부 관계자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예기치 못한 경로로 위기가 파급됐던 만큼 리스크를 미리 짚어보고 사전 차단하자는 취지에서 관련부처가 함께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