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만에 '역대급' 반도체, 2월 생산 견인…중동 전쟁에 꺾이나

세종=김온유 기자
2026.03.31 14:48

2월 전산업생산, 5년8개월만 최대 증가폭
반도체 생산, 전월比 28.2%↑…38년만 최대
중동 전쟁 여파 반영 안 돼
소비자·기업심리지수 꺾인 상황
정부 "3월 실물경제 꺾이지 않아…지켜봐야"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의 한 섬유공장 모습. 2026.03.31. jtk@newsis.com /사진=김종택

반도체 호조로 2월 전산업생산이 5년 8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음에도 경기 하방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 지표에 중동 전쟁 여파가 반영되지 않아서다. 고유가·고물가 등 서민 경제위축으로 곳곳에 경고등이 켜진 만큼 생산 지표도 꺾일 가능성이 적잖다. 소비자·기업심리도 위축되면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3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D램,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 증가로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28.2% 증가했다. 1988년 1월(36.8%) 이후 38년 1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이다. 반도체 생산지수(215.4)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9월(211.6) 이후 5개월 만이다.

반도체 출하·재고 지수도 37.8%, 26.7% 상승했다. 판매 대비 재고 수준을 나타내는 재고/출하비율은 0.5%포인트(p) 하락했다. 출하 증가 폭이 재고 증가를 웃돌았다는 의미로 반도체 호조세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022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재고가 쌓였던 부분이 소진되는 걸로 보이고 이번달 재고가 늘어난 건 출하를 위한 준비성 재고로 출하 대비 물량 확보 차원"이라며 "이 부분은 3월이나 향후에도 계속 출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계속 감소하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는 보통 분기 말에 크게 증가하는 효과가 있어 1월에 증가 폭이 줄었다가 2월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면서 일부 공장에서 생산능력이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HBM 고사양·범용 메모리 전반적으로 업황이 좋았다"며 "다만 물량 기준으로 보면 반도체 가격 상승률이 줄어든 효과도 있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달 반도체 호조 등으로 광공업(5.4%)과 전산업생산(2.5%)은 5년8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10월 -2.2% △11월 0.7% △12월 1.2% △지난 1월 -0.9% 등이었다.

산업활동 증감률 추이/그래픽=최헌정

다만 이달 산업활동동향엔 중동 전쟁 여파가 반영되지 않은 만큼 향후 경기 하방 위험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소비자심리지수(기준=100)는 지난 2월 112.1 대비 5p 하락한 107을 기록했다. 기업심리지수 전망치(기준=100)도 3월 97.6에서 4.5p 하락한 93.1로 심리가 다소 위축된 분위기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3월 중동 전쟁의 여파가 나타날 수 있지만 본격적인 영향은 4월 이후로 전망된다. 전반적인 경기 지표보다도 업종별 가동률이나 재고 수준 등을 살펴야 한단 설명이다. 특히 석유정제나 화학제품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플라스틱 등 2차 업종과 자동차·운송 등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중동 전쟁으로 지표가 확 꺾인다는 느낌은 없다"면서도 "전쟁 장기화 등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3월 실물경제에 갑자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긴 어렵다. 향후 상황을 보며 대응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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