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지도부가 종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153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급락했다.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시작되며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도 커졌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8.8원 내린 1501.3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1508.5원으로 출발해 1500~1510원대에서 등락했다.
전날엔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30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되면서 다소 안정된 모양새다. 같은 시각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99.57로 하락하며 달러 강세가 완화됐다.
시장에서는 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가 환율 급락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이란 군사작전을 2~3주 내 종료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대국민 담화를 예고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추가 공격이 없다는 보장이 있다면 분쟁을 끝낼 의지가 있다고 밝혀 양측 모두 종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종전 진전을 주장해왔는데 여기에 이란 대통령의 긍정적인 발언이 더해지면서 공포에 눌려 있던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됐다"며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복귀하며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위험통화인 원화 가치도 급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날부터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이 시작되면서 외환시장 안정 기대도 커졌다.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한국 국채를 순차적으로 편입하며 최종 비중은 약 2.08%가 될 전망이다. WGBI 추종 자금 규모는 약 2조5000억 달러로, 시장에서는 500억~600억 달러 규모의 패시브 자금 유입을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외환시장 안정 요인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는 "WGBI 편입을 계기로 500억~600억 달러 수준의 신규 자금 유입이 예상되고 실제로 일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중동전쟁으로 변동성이 커진 외환·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재현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원화 약세가 과도한 수준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3월 말 장중 1530원대 중반까지 상승하며 대만달러와 엔화 대비로도 급격히 약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지정학 리스크를 고려하더라도 현재 환율 수준은 오버슈팅 구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4월 외국인 배당 역송금은 계절적인 달러 수요를 유발할 수 있지만, WGBI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은 규모는 작더라도 연말까지 지속적인 달러 공급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외환 수급 불균형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