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기준이냐 기회비용이냐…석유 최고가격제 보전액 정산 논의 본격화

세종=강영훈 기자
2026.05.01 06:30
(서울=뉴스1) 임지훈 인턴기자 =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소식 속에 미국과 이란 간 종전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한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국제 유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4.2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지훈 인턴기자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억눌린 유가에 대한 보전액 정산을 두고 국제 변동 가격을 반영한 100% 손실 보전에 대해 정부가 제동을 걸었다. 정부는 일각에서 나오는 해외 판매 기회비용을 포함한 손실 보전 목소리에 대해 '원가 기반 보전액' 산정 입장을 재차 명확히 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안보자원실장은 전날 중동전쟁 브리핑에서 보전액 정산을 석유 원가 기반으로 산정하는 것에 대해 "물리적·인과관계 기반 원가 산정은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회계를 통해서 나누는 원가 산정은 어렵지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석유제품이 원유 한 방울에서 여러 제품이 나오는 '연산품'인 만큼 물리적인 원가 산정의 어려움에는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회계적 원가 산정 방식이라는 대안이 있고, 2001년 이전 정유사들이 원가 기반 산정을 했던 사례도 언급했다. 앞서 3월 초 최고가격제 도입 전에도 4대 정유사에게 원유 가격 기반 정산 방침을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원가 산정이 어려워 기회비용을 반영할 수 있는 싱가포르 국제석유제품가격인 몹스(MOPS)로 보전해줘야 한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힌 셈이다.

양 실장은 "기회비용을 100%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기업도 연말에 기회비용을 가지고 자기들 매출·순익을 잡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올해 영업이익률을 잡을 때 기회비용이 아니고 원가를 가지고 잡는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 3월 말 몹스가격이 2~3배 폭등했는데 정부가 이를 인정해 보전해 줄 경우 보전액은 상당히 늘어날 수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상실한 기회이익이 약 3조원에 가깝다는 추산이 나온다. 정부가 마련한 예비비 4.2조원의 70% 정도다.

정부는 6월 말까지 정유사들로부터 손실 보전 관련 정산 자료를 제출받을 예정이다.

정유사가 원가 산정에 계속 반대할 경우 정부는 국가적 위기 속 '3자 고통 분담론'을 카드로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 인상분 감내, 정부는 재정 투입, 기업은 초과 이익 향유 자제라는 프레임으로 정유사를 압박할 경우 업계도 마냥 이익 보장만을 요구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