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15만원씩 주세요" 서명까지...농어촌 기본소득 경쟁 '후끈'

세종=이수현 기자
2026.05.16 07:53
송미령 농식품부장관이 26일 제1호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 행사가 열린 전북 장수군의 한 기본소득 사용 가능매장을 찾아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선정을 둘러싼 경쟁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주민들이 사업 참여를 원한다는 서명부를 직접 제출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농어촌 기본소득이 지역 민심을 좌우할 핵심 화두가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역 확대를 위한 추가 공모(4월20일~5월7일) 결과 전국 44개 군이 신청했다. 추가 선정 규모는 5개 군 안팎으로 경쟁률은 8.8대 1이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 월 15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 형태로 지급하는 사업이다. 현재 전국 10개 군에서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첫 공모에도 전국 69개 인구감소지역 군 가운데 49개 군(71%)이 신청, 10개 광역자치단체가 모두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당시 7곳 선정에 경쟁률은 7대 1이었는데 이번에는 9대 1에 육박한다. 지역별로는 전남 11곳, 강원 8곳, 경남 6곳, 전북·경북 각 5곳, 충북·충남 각 4곳, 경기 1곳이 지원했다.

예상을 웃돈 열기에 선정 시기도 연기됐다. 농식품부는 당초 이달 중 추가 대상지를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평가·선정 일정을 지방선거 이후인 6월로 미뤘다.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선거 이후 발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른 데다, 신청서를 보다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서명부를 만들어 민원실에 직접 제출하는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활을 건다'는 표현이 나올 만큼 지방정부의 절박함이 크다.

인근 지역에서 인구 유입과 소비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가 확산되면서 경쟁 열기는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실제 시범사업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첫 지급(2월 26일) 이후 두 달 만에 대상 10개 군에서 인구가 4.6% 늘고 신규 상점 수도 12.4% 증가했다. 전입자 중 26%는 수도권 출신으로 나타났다.

정치권도 논의에 적극 뛰어들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농어촌 기본소득 확대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농어촌 기본소득을 언급하며 "사업 결과 해당 지역에서 소비와 창업이 늘고 일부에서는 인구도 많이 증가하고 있다"며 사업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4월 추가경정예산으로 706억 원을 확보해 신규 선정 지역의 올해 하반기 사업 재원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전체 시범사업 규모는 2026~2027년 기준 약 1조 7057억 원으로 추산된다. 재원은 국비 40%, 시·도비 30%, 군비 30% 구조로 마련된다.

다만 지방비가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만큼 재정 부담 문제는 여전히 숙제다. 지난해 첫 대상지 선정 과정에서도 광역·기초자치단체 간 비용 분담 비율을 둘러싼 잡음이 불거졌다. 세수 감소로 재정난을 겪는 일부 지자체에는 사업 참여 문턱이 높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동윤 농촌소득에너지정책관은 "대상지역 추가 선정 절차를 공정하고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며 "시범사업이 지역에 빠르게 안착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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