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한국가스공사(37,850원 ▲100 +0.26%)의 이익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액화천연가스(LNG)를 독점 수입해 공급하는 가스공사는 LNG 가격 상승이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해외 자원개발 분야에서는 이익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다만 LNG 가격 상승 영향은 2분기 이후 실적에 본격 반영될 예정이어서 재무구조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외 자회사의 실적 개선 정도에 따라 손실폭도 달라질 수 있다.
16일 가스공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공사 영업이익은 9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매출액은 11조8022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감소했으나 이익은 오히려 개선됐다.
매출액 감소는 판매물량 증가에도 판매단가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반면 영업이익은 해외배당, 강관입찰담합 승소금과 자회사 영업이익 증가 덕분에 개선될 수 있었다.
통상 가스공사는 LNG 가격이 오를수록 재무구조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LNG 가격이 오르면 수입단가는 올라가지만 에너지의 공공재적 성격으로 인해 요금인상은 억제되면서 그만큼 손실이 나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졌던 2022년에도 LNG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스공사는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당시 MMBtu(열량단위)당 10달러 수준이던 동아시아 LNG 가격(JKM)은 전쟁 이후 최고 68달러까지 치솟았다.
수입가격은 올랐지만 가스요금에 수입가격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했다. 가스공사는 그 차액만큼을 미수금으로 쌓았다. 2021년 2조9298억원이던 미수금은 2022년 12조원으로 급증했고 지금도 13조7160억원의 미수금이 남아있는 상태다.
이번 중동전쟁 발발 이후에도 LNG 가격 급등이 반복됐다. LNG 주요 생산국인 카타르의 생산시설 일부과 파괴되는 등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JKM 가격은 전쟁 전 MMBtu당 10달러선에서 전쟁 직후인 3월 중순에는 최고 22달러대로 급등했다. 지금도 15~17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1분기 가스공사 실적이 개선된 건 해외 자회사의 이익 개선 영향이 컸다. 자회사 캐나다LNG의 1분기 영업이익은 707억원으로 전년(-16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해외 자회사는 가스를 개발·판매하기 때문에 LNG 가격이 오르면 이익이 개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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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캐나다LNG는 생산량이 궤도에 올라옴과 동시에 미-이란 전쟁 이후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익이 늘었다"며 "캐나다LNG는 JKM 지수에 연동한다"고 설명했다.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 실적이 관건이다. 원가상승 요인은 부담이지만 해외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경우 손실을 그만큼 상쇄할 수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전쟁 영향으로 치솟은 유가는 2분기말부터 도입단가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재무구조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나 해외 광구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