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도 고용시장은 '꽁꽁'…중동 악재 계속되나

세종=김온유 기자
2026.06.11 11:14
고용률·취업자 증감 추이 및 취업자 감소 규모/그래픽=이지혜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수출이 한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지만 '고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동 전쟁으로 직격탄을 맞은 제조업이 크게 주춤하면서 전체 고용 시장에 한파가 몰아친 모습이다. 산업구조 변화 등의 구조적 요인과 기업의 경력직 수시채용, 중동 전쟁 장기화까지 청년층이 '삼중고'를 겪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11월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취업자 수가 14만명 감소하면서 2019년 2월(-15만1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23개월 연속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상승, 원자재 수급불안 등이 영향을 미쳤다. 취업유발계수가 높은 자동차와 기계 등의 수출이 감소한 것도 제조업 일자리에 타격을 줬다.

반도체 호황의 온기도 얼어붙은 고용 시장을 녹이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반도체 산업은 취업유발계수(수요 10억원당 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취업자 수)가 1.86으로 제조업(4.85), 자동차(5.41) 등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최근 반도체가 수출을 주도하고 있으나 취업자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며 "제조업에서 반도체의 비중은 4% 정도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다른 업종에 비해 취업유발계수가 낮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종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제조업 전반의 일자리 감소를 상쇄하지 못했단 설명이다.

특히 청년층(15~29세) 고용률이 43.8%로 25개월째 하락하는 상황에서 청년들이 '삼중고'를 겪고 있단 분석도 나온다. 산업이나 인구구조 변화같은 구조적 문제, 기업들의 경력직 수시채용 증가. 중동 전쟁 장기화 등이다. 그간 저조했던 고용률이 이번 달 더 악화된 배경엔 그간의 구조적 요인에 경기적 요인이 배가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5월 고용률은 2021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구조적 요인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향후에도 악화된 고용 시장의 여건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정책 효과로 고용 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기대하면서도 중동 전쟁 장기화로 하방 요인이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데이터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신청 기간이 지난 4월27일부터였던 만큼 그간 취업자의 감소 폭을 둔화시키는 데 일부 영향을 줬다고 봤다. 다만 고용지표는 계속해서 악화하는 상황으로 앞으로도 감소 추세를 꺾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전 고용관계장관 간담회를 개최해 "고용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부문별로는 청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제조·건설·농어업 등 업종별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며 "중동전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모든 부처가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총력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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