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5월 전망 당시보다 수요 측 물가압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 충격뿐 아니라 반도체 호황에 따른 IT(정보기술)업종의 성과급 확대와 임금상승이 새로운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떠올랐다는 진단이다.
신 총재는 17일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미국과 이란의 종전합의 후 중동발 리스크가 다소 완화하는 모습이지만 앞으로 물가경로에는 여전히 상방위험이 잠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1~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지난해 하반기(2.2%)보다 0.2%포인트(P) 상승했다. 한은은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내외, 근원물가는 2% 중후반 수준으로 전망했다.
물가상방 요인으로는 △에너지 공급망 정상화 지연 △고유가 충격의 여타품목 확산 △국내 경기개선에 따른 수요압력 확대 등을 꼽았다. 내년에도 소득여건 개선과 임금상승세 확산에 따라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모두 물가안정 목표(2%)를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총재는 "누적된 고유가 영향이 에너지뿐 아니라 시차를 두고 다른 품목으로 파급될 수 있다"며 "임금상승 또한 비용과 수요의 양 측면에서 물가상방 압력을 더 높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 총재는 5월 수정 경제전망 발표 당시보다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의 우려가 커졌다고 밝혔다. 당시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7%로 0.5%P 상향조정했다.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도 2.4%로 0.3%P 높여잡았다.
신 총재는 "지금까진 계속 비용을 강조했는데 이번에는 임금과 수요가 물가를 끌어올리는 것이 5월 전망 때보다 더 강하지 않을까 판단한다"며 "IT 수출이 워낙 잘되고 임금흐름도 좀더 지켜봐야 할 변수"라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원화약세가 유가상승 충격을 증폭하는 '이중효과'를 가져온다고 진단했다. 그는 "원화약세는 유가상승을 증폭한다"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달러강세와 유가상승이 겹치면서 한국과 유럽, 일본 등 원유 수입국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