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광현 국세청장이 매입형 등록임대 아파트에 대한 과도한 세제 특례가 서울 아파트 시장의 '매물 잠김'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제도 개편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의무임대기간이 끝난 뒤에도 다주택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 등이 유지되면서 최대 6만8000호 주택이 잠재적으로 시장에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 청장은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그간 서울 지역에서 말소된 개인 등록임대 아파트가 2만7000여호"라며 "이 중 국세청에 양도세가 신고돼 이미 처분된 것으로 추정되는 2000여호를 제외하면 2만5000여호는 아직 보유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팔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다주택 양도세 중과도 영구적으로 적용되지 않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더 유리하게 적용받는 파격적 혜택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매입형 등록임대 제도는 다주택자가 주택을 등록해 일정 기간 임대할 경우 양도세 중과 배제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부동산 투기와 매물 잠김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아파트에 한해 신규 등록은 폐지됐지만 기존 등록 사업자들의 혜택은 유지되고 있다.
임 청장은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A씨는 2014년 수서지역 아파트 2채를 각 5억원에 취득해 2018년 임대등록했고 현재 시가는 1채당 18억원"이라며 "의무임대기간은 이미 끝났지만 2채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B씨는 마포구 대단지 아파트를 2018년 8억원에 취득해 단기민간임대로 등록했고 2022년 자동말소됐지만 현재 시가 약 16억원 수준에서 계속 보유 중"이라며 "물론 두 분 모두 살고 있는 자기 아파트는 따로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2028년까지 자동말소될 서울의 등록임대 아파트도 약 4만3000호"라며 "제도 개선이 없다면 이들도 유사한 매물잠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임대기간 종료 후에도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 혜택이 계속돼 매물잠김이 심화되고 있다"며 "현재의 혜택이 너무 과도한 측면이 있으니 임대기간 동안의 세제 감면과 종료 후 일정기간의 혜택으로 충분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들도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등록 임대 다주택자들에게 '엑시트(exit)'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이미 말소된 물량과 앞으로 말소 예정인 물량을 합친 6만8000여호의 서울 아파트가 시장에 나와 공급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며 "참고로 '1·29 부동산 대책'의 수도권 도심 공급 주택 규모가 6만호"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문제의식과도 궤를 같이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엑스 계정을 통해 "서울 시내 등록 임대주택 약 30만호(아파트 약 5만호)는 취득세, 재산세, 종부세 감면과 영구적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라는 특혜를 받는다"며 "임대기간 종료 후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각종 세제도 일반 임대주택과 동일해야 공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이 대통령은 "같은 다주택인데 한때 등록임대였다는 이유로 영구적으로 특혜를 줄 필요가 있느냐"며 "양도세 중과 제외 특혜는 즉시 폐기하면 부담이 너무 크므로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없애거나 점차적으로 폐지하는 방안도 있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 대통령에 이어 국세청 수장이 공개적으로 같은 문제를 제기하면서 등록임대 아파트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 축소 또는 단계적 폐지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