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기본소득 효과?..."월 15만원 준대, 이사 가자" 귀촌 확 늘었다

세종=이수현 기자
2026.06.25 12:00
송미령 농식품부장관이 26일 제1호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 행사가 열린 전북 장수군의 한 기본소득 사용 가능매장을 찾아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귀촌 인구가 줄어든 가운데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에선 오히려 귀촌인이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났다. 정부가 농촌 소멸 대응책으로 추진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인구 유입의 새 변수가 됐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국가데이터처가 공동 발표한 '2025년 귀농어·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귀촌 인구는 31만6977가구, 41만3464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0.5%, 2.2% 감소했다.

귀농은 8735가구, 1만1617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6.0%, 8.5% 증가했다. 귀촌은 도시지역에 1년 이상 거주한 사람이 농촌지역으로 주소를 옮긴 경우를 의미한다. 귀농은 농촌 외 지역에서 1년 이상 비농업인으로 거주하다 농업인이 되기 위해 농촌으로 이주한 뒤 농업경영체에 등록한 사람을 말한다. 이번 통계는 2024년 11월 1일부터 2025년 10월 31일까지 귀농·귀촌한 인구를 집계한 결과다.

주목할 만한 점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의 귀촌인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7개 지역의 귀촌인은 평균 37.8% 증가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경북 영양군은 귀촌인이 약 66%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고 전남 신안군도 약 64% 증가했다. 경기 연천군은 약 39%, 경남 남해군은 약 31%, 강원 정선군과 전북 순창군은 각각 약 30% 늘었다. 충남 청양군도 약 6% 증가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시범사업 선정 이후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이 일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통계 집계기간과 시범사업 대상지 선정 시점이 일부 겹치고 시범지역에선 선정 직후 단기간에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난 사례도 있는 만큼 영향이 있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농어촌 주민에게 월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청양·연천·정선·순창·신안·영양·남해 등 7개 지역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3개 지역, 올해 7개 지역을 추가 선정하면서 시범사업 대상지는 총 17곳으로 확대됐다.

청년층의 농촌 유입도 계속됐다. 귀촌 가구와 인구가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감소했음에도 귀촌 가구주 가운데 30대 비중은 23.2%로 가장 높았다. 30대 이하 비중도 43.0%를 기록했다.

귀촌 이유는 일자리(32.1%)가 가장 많았고 주택(26.1%), 가족(25.4%)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40대 이하에서는 일자리가, 50대 이상에서는 주택이 주요 귀촌 이유로 조사됐다. 가족을 이유로 한 귀촌 비중도 2022년 23.3%에서 지난해 25.4%로 꾸준히 증가했다.

귀촌인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 화성시(2만3790명)였으며 남양주시(1만4980명), 용인시(1만4623명), 충남 아산시(1만3896명), 충북 청주시(1만3790명)가 뒤를 이었다.

귀농인은 70대 이상 고령층과 여성 귀농인이 큰 폭으로 늘면서 각각 역대 최고 비중을 기록했다. 70대 이상 귀농인은 전년 대비 17.3%, 여성 귀농인은 15.4% 증가했다. 1964~1974년생인 2차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와 농업 기계화·자동화 확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농업 외 소득 활동을 병행하는 겸업형 귀농도 증가세를 보였다. 귀농인 겸업 비중은 지난해 32.6%로 전년(32.1%)보다 높아졌다.

귀농가구의 평균 농작물 재배면적은 0.34ha로 전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0.5ha 미만 가구가 전체의 83.7%를 차지해 영세한 규모가 대부분이었다. 재배 작물은 채소(44.5%), 논벼(31.5%), 과수(30.8%) 순으로 많았으며, 농지를 임차해 경작하는 가구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귀농인이 가장 많은 지역은 전남 고흥군(153명)이었다. 전남 신안군·경북 의성군(각 138명), 경북 상주시(125명), 전남 나주시(121명)가 뒤를 이었다. 귀농 전 거주지는 경기도가 21.0%로 가장 많았고 서울(14.2%), 광주(8.2%) 순이었다. 수도권에서 이주한 귀농인은 전체의 40.5%(3700명)를 차지했다.

윤원습 농업정책관은 "국내 인구와 인구 이동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귀농 증가와 일부 지역의 귀촌 확대는 의미 있는 변화"라며 "농촌에 들어오는 것뿐 아니라 계속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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