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미 금융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해외주식 투자 확대와 미국 증시 강세가 이어지면서 대미 투자 비중도 3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5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준비자산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은 2조4396억달러로 전년 말보다 3448억달러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1조1492억달러(47.1%)로 가장 많았다. 전년보다 2042억달러 늘어 증가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잔액도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이 전체 대외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7.1%로 2023년(41.8%), 2024년(45.1%)에 이어 3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상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대미 금융자산은 2010년대 중반 이후, 특히 2018~2019년부터 주식 투자를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했다"며 "미국 주가가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승한 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고 순대외금융자산이 빠르게 늘어난 데도 대미 금융자산 증가가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대미 금융자산 증가는 증권투자가 주도했다. 미국 증권투자 잔액은 8028억달러로 전년보다 1786억달러 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직접투자도 2501억달러로 208억달러 증가했다. 자동차와 2차전지 등을 중심으로 미국 현지 생산시설 투자가 이어진 영향이다.
미국 다음으로는 EU(유럽연합)가 3075억달러(12.6%), 동남아가 2795억달러(11.5%)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에 대한 금융자산은 1398억달러로 41억달러 감소하며 비중도 5.7%까지 낮아졌다.
문 팀장은 "우리나라의 해외 주식투자에서 미국 비중은 주요국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국내 증시 활황으로 대미 투자 증가세는 다소 둔화할 수 있지만 증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대미 투자 비중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우리나라 해외 주식투자 가운데 미국 비중은 66.9%로, 주요국 중 캐나다(69.4%)를 제외하곤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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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대외금융부채는 1조9819억달러로 전년보다 5580억달러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미국(5231억달러), 동남아(3914억달러), EU(3316억달러) 순이었다. 국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모든 지역의 투자잔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특히 원화 표시 금융부채는 1조4012억달러(70.7%)로 증가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문 팀장은 "국제투자대조표는 잔액 통계인 만큼 실제 투자뿐 아니라 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평가이익도 반영된다"며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더라도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증가해 대외금융부채 잔액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화별로는 대외금융자산 가운데 미 달러화 표시 자산이 1조5136억달러(62.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유로화(9.1%), 위안화(4.7%) 순이었다. 대외금융부채는 원화 표시 부채가 1조4012억달러(70.7%)로 가장 많았고, 미 달러화(22.4%), 유로화(2.1%)가 뒤를 이었다.
문 팀장은 ""국내에서 해외로 투자하는 것은 대외금융자산이 늘어난 것이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면서도 "외국인 자금 유출이 늘어난 건 외환시장에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부정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