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피격·美 공습에 유가 반등…최고가격제 출구전략 안갯속

세종=강영훈 기자
2026.07.08 15:58
호르무즈 해협 상선 피격을 계기로 미국이 이란 공습을 재개했고, 8일(현지시간) 이란은 바레인·쿠웨이트 내 미군 시설 타격을 주장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이어지던 미·이란 협상은 다시 중대 기로에 섰다. /사진=뉴스1

호르무즈 해협 선박 피격과 미국의 이란 재공습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하면서 정부가 검토해 온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종료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유가 안정에 무게를 두고 출구전략을 모색해 왔지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확산되면서 정부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8일 아시아 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6.18달러까지 치솟으며 전장 대비 2.72% 급등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기대감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유가는 중동 리스크 재확산으로 전날 5%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상선 피격 사건을 계기로 이란 남부 80여 개 목표물을 공습하고 이란산 원유 제재 면제를 철회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바레인과 쿠웨이트 내 미군 시설 85곳을 겨냥한 미사일·드론 작전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합동해양정보센터(JMIC)가 호르무즈 해협 위협 수준을 심각으로 상향하면서 시장에서는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과 함께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국제유가 변동성이 다시 커지면서 최고가격제 종료를 검토하던 정부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장 가격 통제를 풀면 유가 상승분이 국내 물가를 곧바로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유가가 하루 오르고 하루 내리는 상황만으로 정책 방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휴전 이후에도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 최고가격제를 당초 예상보다 더 유지하기로 한 것도 이런 불확실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완전히 안정된 것이 아닌 만큼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후속 절차인 손실보전 정산도 심의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정유사 손실보전을 위해 4조2000억원 규모의 예비비를 마련해둔 상태다.

그러나 최근 정유 4사가 14조원대 가격 담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손실보전 심의를 둘러싼 부담도 커졌다. 검찰은 손실 규모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당초 산업부는 정유사 제출 자료를 바탕으로 정산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과도한 보전금을 지급했다가 '담합 기업에 국민 혈세를 지원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부는 검찰 수사 자료를 확보할 경우 정유사 제출 자료와 함께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담합 수사 결과가 손실보전 심의 과정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정유업계는 2분기 수조원대 실적이 예상되는 데다 담합 논란까지 겹치면서 손실보전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검찰 수사로 정유사 제출 자료에 대한 검증 요구가 커지면서 손실 규모와 보전 기준을 둘러싼 심의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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