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1만1150원 vs 1만550원...노사 격차, 600원까지 줄었다

세종=강영훈 기자
2026.07.14 17:09
[세종=뉴시스] 배훈식 기자 = 류기정(왼쪽)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과 류기섭 근로자 위원이 1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제14차 전원회의에 나란히 앉아 있다. 2026.07.14. dahora83@newsis.com /사진=배훈식

노사가 2027년도 최저임금액 심의에서 600원까지 격차를 좁혔다. 경영계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지불 능력 한계를 호소하며 2.2% 인상한 1만550원을 내놓은 반면, 노동계는 실질 생계비 보장과 내수 회복을 이유로 8.0% 인상한 1만1150원을 10차 수정안으로 제시했다.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7년도 최저임금위원회 제14차 전원회의에서 노사는 최저임금액 심의를 진행했다. 당초 6월 말까지였던 법정 시한을 넘겨 7월까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경영계는 장기화된 내수 침체와 인건비 부담 누적으로 인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더 이상 최저임금 인상을 버틸 여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은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이미 1만2000원을 넘었고, 중위임금과 평균임금 대비로도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더 이상 버텨낼 여력이 남아 있지 않고 현장의 지불 능력은 한계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류 전무는 "최저임금은 국가가 법으로 강제하는 것인 만큼, 영세 사업자의 최소한의 경영 의지마저 꺾을 수 있다"며 "영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고용 유지가 가능한 수준에서 결론이 도출되도록 위원들의 신중하고 현명한 결단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는 2%의 인상도 생존을 위협하는 큰 파장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임금 지급 주체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없다면 일터도 없고 최저임금도 없다"고 강조했다.

양 본부장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대출 잔액 등 경제 주체의 어려운 현실과 지불 능력을 고려해 꼭 합리적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며 "마지막까지 현장 목소리를 전달하고 최저임금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는 고물가 상황에서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권 보장과 내수 침체 극복을 위해 최저임금의 과감한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은 단순히 생계비 보전 차원을 넘어, 침체한 내수를 회복하는 실질적 마중물이 돼야 한다"며 "최저임금 저율 인상은 노동시장 저임금 구조의 고착화로 진입 자체를 왜곡시키고 빈곤의 고리를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류 총장은 "고유가·고물가 상황에서 실질임금이 감소한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소비 여력을 회복시켜주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 바로 최저임금 인상"이라며 "최저임금위원회가 법률적 판단을 넘어서는 사회 보호 원리에 입각해 전향적이고 조금 더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식료품 물가로 고통받고 있으며, 소득은 제자리인데 밥상 비용만 폭등해 지금 최저임금으로는 하루 세 끼 온전한 식사조차 감당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은 "2027년 최저임금은 철저히 노동계의 실제 생계비와 양극화 완화를 위한 소득분배지표를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실질소득을 깎아내리는 그 어떤 타협안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노사 양측은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막판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공익위원은 중재안에 해당하는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해 표결에 부칠 수도 있다.

최임위는 이의제기 등 행정 절차를 고려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장관에게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8월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종 고시하도록 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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