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체의 달러 매도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순매수가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하락해 1490원대로 내려왔다. 장중에는 약 두 달 만에 1480원대까지 떨어졌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보다 10.4원 내린 1493.0원에 오후 3시30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이날 오전 6시 1500.0원에 출발한 뒤 하락 폭을 확대해 오후 12시55분께 1486.3원까지 밀렸다. 환율이 장중 1490원을 밑돈 것은 지난 5월14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글로벌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지만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수급 개선 기대가 더 크게 작용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국내 외환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는 기대가 환율 하락 압력을 키웠다. 최근 한화오션이 잇달아 20억달러 규모의 선물환 매도에 나선 데 이어 수출업체와 중공업체의 추가 달러 매도 물량에 대한 기대도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역시 원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969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매도세에서 돌아섰다.
다만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글로벌 달러 강세는 환율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재차 격화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0% 가까이 급등해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물가 상승세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미 국채 금리도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1선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SK하이닉스 ADR 자금 유입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등 하반기에 집중된 수급 개선 요인이 원화 약세 압력을 상쇄하면서 단기적으로는 환율 하락 압력이 우세할 수 있다"며 "원/달러 환율의 하락 방향이 확인되면 기업들이 보유한 달러화 예금의 환전 물량까지 가세해 원화 강세 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