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2분기 성장률을 당초 예상한 전기 대비 0.2%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에 따른 비용 압력이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면서 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은 16일 발표한 '경제상황 평가'(7월)에서 "금년 중 국내 경제는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겠지만 반도체 경기 호조와 이에 따른 파급 효과에 힘입어 성장세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해 2분기 성장률은 당초 예상한 전기 대비 0.2%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발 공급 충격이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정책으로 상당 부분 완충된 가운데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인 영향이다.
하반기에는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과 3대 메가프로젝트를 비롯한 투자 확대가 내수 회복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에도 반도체 경기 확장세가 이어지고 그 효과가 다른 산업과 가계소득으로 확산하면서 내수와 수출 모두 견조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제 역시 중동 상황과 미국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에도 인공지능(AI)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세계 교역은 AI 인프라 투자와 관련한 교역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AI 활용 영역 확대와 데이터센터 등 관련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확장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투자가 조정될 가능성은 주요 하방 위험으로 꼽혔다.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진단됐다.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급등과 고환율 지속으로 석유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전년 동기 대비 3.0%를 기록했다. 1분기 상승률 2.1%보다 0.9%포인트 확대된 수준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항공료 등 여행 관련 서비스와 내구재 가격을 중심으로 1분기 2.2%에서 2분기 2.4%로 높아졌다.
한은은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 확대와 유가·환율 상승 등 비용 충격의 전이를 고려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와 여름철 이상기후는 물가의 상방 요인으로,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강화는 하방 요인으로 제시했다.
경상수지는 반도체와 컴퓨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 급증에 힘입어 올해 유례없는 수준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고환율에 따른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 둔화로 서비스수지 적자도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반도체 경기와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경상수지 전망의 상·하방 위험도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19만명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중동전쟁의 영향과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이 고용을 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수 회복과 돌봄 수요 확대에 힘입어 고용률은 지난해 62.9%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민간 고용의 회복 흐름이 최근 다소 주춤했지만 내수 개선에 힘입어 하반기부터 다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