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시장 감시할 전력감독원 만든다…하반기 전기사업법 개정 추진

세종=강영훈 기자
2026.07.21 13:48
지난 1월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사진=뉴시스

정부가 전력시장 감시와 전력망 기술기준 관리, 전력데이터 공개를 전담하는 독립 규제기관인 '전력감독원' 설립을 추진한다. 하반기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해 전력 거버넌스를 개편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확산에 대응하는 전력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국회에서 '전력 거버넌스 혁신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전력감독원 신설과 전기사업법 개정 방향을 논의한다. 정부는 하반기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해 전력감독원 설립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전력감독원은 기술기준(그리드코드) 관리와 전력시장 불공정행위 감시, 전력데이터 관리·공개 등을 전담하는 독립 규제기관으로, 정책과 심의·의결, 조사·감독, 집행 기능을 분리한 새로운 전력 거버넌스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6월 발표한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할 안정적인 전력공급 체계 구축을 위해 전력 거버넌스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풍력 등 분산자원과 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수요가 동시에 늘면서 기존 전력 관리체계만으로는 계통 안정성과 시장 질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전력망 운영 기준인 그리드코드를 선제적으로 정비하고 이행 여부를 관리할 전문 규제기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실제 출력제어 횟수는 2024년 27회에서 2025년 82회로 3배 증가했고, 출력제어량도 같은 기간 12.4GWh에서 109.4GWh로 약 9배 늘어 전력계통 운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력시장도 빠르게 복잡해지고 있다. 전력시장 참여 사업자는 2001년 19개사에서 올해 약 8000개사로 늘었고,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한국전력과 거래하는 전력구매계약(PPA) 설비도 18만개를 넘어섰다. 직접전력구매(PPA), 구역전기사업, 통합발전소(VPP), 분산에너지특구 등 새로운 거래 형태도 확산되고 있다.

반면 시장 감시는 전력거래소 내 소규모 조직이 담당하고, 장내 거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방대해진 거래를 독립적으로 감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이로 인해 시장 공정성이 취약해지고 감시 사각지대도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력데이터 관리체계도 개선 대상이다. AI 기술 확산으로 전력데이터 활용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기관마다 데이터 정의와 분류체계, 공개 주기와 방식이 달라 통합 활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데이터 제출과 품질 검증, 표준화, 공개 기준을 총괄하는 전담체계도 없어 전력 분야 AI 활용과 신산업 육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정부는 전력감독원이 △그리드코드 개선 및 이행 감독 △전력시장 불공정행위 감시와 시장제도 평가 △전력데이터 관리·공개 체계 운영 등을 맡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후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전기위원회가 심의·의결을 담당하며, 전력감독원이 조사·감독, 전력거래소와 한국전력이 집행·운영을 맡는 '정책-심의·의결-조사·감독-집행·운영'의 4단계 전력 거버넌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김창섭 전기위원회 위원장은 "전기국가로 나아가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를 감당할 규칙과 공정한 심판이 절실하다"며 "기술기준을 선제적으로 개선하고 시장을 공정하게 감시하며 전력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독립기구가 필요하다. 전력감독원 신설이 그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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