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제개편안에 담긴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진다. 업계에선 저평가 기업과 주가조작 및 조세회피 기업의 구분이 쉽지 않다는 점을 우려한다. 여당 내에서도 적용 대상이 많지 않고,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는 등의 이유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이소영·이훈기 의원 등이 '주가 누르기 방지법'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소영 의원은 이미 지난해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했고, 이훈기 의원은 이날 정부안을 보완한 법안을 내놓았다.
현행법상 상장주식은 상속·증여 재산의 가액을 평가할 때 상속·증여 전후 각 2개월 동안 평균 시세가액을 기준으로 잡는다. 최대주주가 상속·증여세를 덜 내기 위해 주가를 고의로 '누르는' 행위가 반복된 이유다.
정부안은 최근 13반기 중 누적 12반기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업종별 하위 25%(코스피), 10%(코스닥)인 경우를 주가 누르기 사례로 추정했다. 최근 1년 동안 중복상장, 교환사채 발행 등을 했거나 시가 평가액이 최근 3년간 시가보다 30% 이상 하락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세청 평가심의원위원회가 추정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을 최종적으로 판단한다. 주가 누르기 사례로 확정되면 최소 30%의 할증이 이뤄진다.
시장과 정치권 일각에서 정부안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따르면 정부안에 따른 적용 기업은 코스피 84~87개, 코스닥 43개로 최대 130개에 불과하다. 반면 이소영 의원 등은 주가 누르기 사례로 PBR 0.8 미만을 제시했다. 이 경우 대상기업은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1000개가 넘는다. 13반기 중에서 2반기만 주가를 관리할 경우 주가 누르기 사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맹점도 있다.
이훈기 의원은 "재정경제부 안은 주가누르기 유인을 차단하기 보다 오히려 기업들에 주가 누르기 기업이 되지 않을 수 있는 회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