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 초반 외국인의 대규모 국내 주식 순매수에 힘입어 1410원을 밑돌았지만 저가 매수와 엔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낙폭을 줄였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원 내린 1411.8원에 오후 3시30분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2일(140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1417.0원에 출발한 뒤 하락세로 돌아서 장중 1408.0원까지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점이 환율에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시장 예상에 부합한 데 이어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6% 감소하며 시장 전망치인 0.1%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다.
국내 수급도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장 초반 수탁은행을 중심으로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온 가운데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한때 1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다만 1410원 아래에서는 수입업체 결제 수요를 비롯한 달러 저가 매수가 유입됐다. 달러/엔 환율이 159엔을 넘어서는 등 엔화가 약세를 보이고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가 크게 줄면서 환율은 1410원대로 올라섰다.
당분간 원화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은 1410원대를 중심으로 등락하겠지만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세가 이어지면서 다시 1300원대에 진입하려는 흐름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 장기 국채금리와 엔/달러 환율은 변수다.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17일(현지시간) 5.304%로 올라 19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금리 인상은 통상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더라도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부담 등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달러 가치가 반등해 원/달러 환율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돌파해도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중동 긴장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도 환율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한편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8.11포인트(1.55%) 내린 6869.83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약 860억원을 순매수하며 5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갔지만 오전 1조원을 웃돌았던 순매수 규모는 크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