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연락 닿아" 경찰관 믿었는데…제주 실종 여성 '뒷북 수색'

세종=김온유 기자
2026.08.20 22:19
지난 5월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씨 모습. /사진=장미란씨 가족 제공

제주에서 30대 여성이 실종된 지 석 달이 지나서야 경찰이 집중 수색에 나섰다. 담당 경찰관이 실종자의 안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사건을 임의로 종결한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현재 유가족은 제보를 위해 공개한 연락처로 장난전화가 이어지면서 2차 가해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최초 실종 신고 담당이었던 A경장은 남자친구에게 장씨와 통화했다며 사건을 종결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후 두 달이 지나도록 계속 연락이 닿지 않자 지난달 가족이 다시 실종 신고를 하면서 본격 수사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A경장이 장씨와 실제 통화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씨의 휴대전화는 지난 5월12일 밤 귀가하지 않은 뒤 최초 신고가 접수된 같은달 15일까지 켜져 있었다. 실종자의 안전을 확보할 시간이 충분했단 것이다.

이같은 부실 조치로 수사가 2개월 이상 지연됐다. 장씨의 이동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CCTV 녹화 기록 등도 모두 삭제된 상태다. 경찰의 초동대응 부실이 사건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최초 신고 당시 A경장이 장씨의 실종 신고를 실종아동 프로파일링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실종아동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에 의하면 실종 신고 대상자가 실제 실종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거나 허위 신고 등으로 판단될 경우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을 수 있다. 당시 A경장이 장씨 실종 신고를 허위 신고 등으로 판단했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이유다.

112 시스템상 실제 통화 여부와 확인 방법 등이 기록되지 않는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현재 A경장은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됐다.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19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해안가에서 경찰이 3개월째 실종 상태인 30대 여성을 찾기 위한 수색을 하고 있다. 2026.08.19. oyj4343@newsis.com /사진=오영재

실종자의 가족들은 2차 가해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제보를 받기 위해 연락처를 공개한 이후 장난전화가 이어지면서다. 장씨의 친척동생은 인스타그램에 장씨의 사진이 담긴 실종 전단을 공개해 제보를 요청했다.

친척동생은 "가족들은 이미 충분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신음 소리 등 장난 전화는 제발 삼가 달라"고 말했다. 또 "댓글을 통한 정치적 선동이나 사건과 무관한 정치적 논쟁도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저희는 오직 가족을 찾기 위해 이 글을 올렸다"고 호소했다.

이에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날 "애타는 마음으로 가족을 찾고 있는 피해 가족에게 장난전화를 걸거나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등의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이러한 2차 가해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경찰과 해경은 20일부터 26일까지 매일 140여명의 인력과 헬기, 드론, 체취 증거견, 잠수부 등을 투입해 장씨의 마지막 기지국 신호가 잡힌 제주 한림항 주변과 해안가, 인근 농로 및 폐가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다.

장씨는 긴 생머리에 키가 158㎝(추정), 마른 체형에 금팔찌를 착용했다. 애교 섞인 말투가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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