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본코리아가 외국산 새우를 사용하면서 국내산으로 거짓 광고·판매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2023년 이후 현재까지 농축수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가 1만4000건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반 물량만 2만1000톤에 달한다.
특히 악의적인 '거짓표시'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벌금형이나 기소유예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어 법적 제재 수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 및 해양수산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6년 8월까지 농축수산물 원산지 거짓표시 및 미표시로 적발된 건수는 총 1만3856개소에 달했고 위반 물량만 2만1629톤인 것으로 집계됐다.
위반 유형별로 살펴보면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속이는 원산지 거짓표시(형사처벌 대상)가 6642개소(위반물량 1만8729톤)였으며 원산지를 아예 적지 않은 원산지 미표시(과태료 대상)은 7214개소(위반물량 2900톤)이었다.
문제는 소비자의 신뢰를 악용해 부당이득을 챙기는 원산지 '거짓표시' 사범에 대한 사법 처분이 여전히 미온적이라는 점이다.
2023년부터 2026년 8월까지 거짓표시로 검찰 송치된 사건 중 판결·처분이 확정된 5666건을 분석한 결과 벌금형이 3554건(62.7%)으로 가장 많았고 기소유예가 1660건(29.3%)에 달했다. 혐의없음 369건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경미한 처분에 그친 셈이다. 반면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을 선고받은 건수는 83건으로 전체의 1.5%에 불과했다.
특히 벌금형(3554건) 중에서도 절반이 훨씬 넘는 2210건(62.2%)이 '100만원 이하'의 소액 벌금에 그쳤다. '101만~500만원'이 1200건, '501만~1,000만원'이 122건이었으며 '1000만원 초과' 벌금형은 단 22건(0.6%)에 머물렀다. 수억 원대 부당이득을 취하더라도 적발 시 100만~500만원 안팎의 벌금형에 그치다 보니 불법 원산지 둔갑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소비자의 알 권리를 원천 차단하는 '원산지 미표시' 행태 역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아 적발된 건수는 총 7214건(농축산물 5948건, 수산물 1266건)에 달했고 부과된 과태료만 총 22억7783만원(농축산물 19억8427만원, 수산물 2억9356만 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적발 건당 평균 과태료 부과액은 약 31만5000원 수준에 불과해 일부 영업장들이 '적발되면 소액 과태료만 내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태도로 원산지 표시 의무를 상습적으로 회피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윤 의원은 "최근 대형 외식기업마저 허위 광고로 재판에 넘겨질 만큼 농축수산물 원산지 표시에 대한 모럴해저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은 물론 피땀 흘려 안전한 농축수산물을 생산하는 국내 농어민들의 생존권을 송두리째 흔드는 중대 범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적발되더라도 소액 벌금이나 과태료 처분에 그치는 솜방망이 처벌 관행이 원산지 위반의 악순환을 부추기고 있다"며 "상습·고의적 거짓표시 행위자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벌금 및 형량 하한제 설정 등 처벌 수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급증하는 온·오프라인 외식 유통망에 대한 단속 인력과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