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파악 중…향후 중수청 이첩 여부는 "법적 절차에 따라"

금융권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광범위한 해킹 공격이 발생한 것과 관련, 경찰이 지난 2일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강도 높은 수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경찰 안팎에서는 경찰이 전담 수사팀을 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수사대는 지난 2일부터 해킹 피해가 발생한 은행들을 상대로 내사에 착수했다. 정식 수사로 이어지게 될 경우 이달 초 형사사법체계 개편 이후 경찰이 처음으로 담당하는 대형 사이버 사건이 된다.
이에 경찰이 전담 수사팀을 꾸려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다만 아직까지 별도 팀을 꾸리지는 않은 상태로 사이버테러대응수사대에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향후 전담 수사팀과 동일한 정도의 수준으로 조사를 이어가기 위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공격자가 여러 국가의 인터넷주소(IP)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해외 공조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실제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에 사용된 IP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홍콩, 베트남, 영국 등 여러 국가에 분산돼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 대다수의 개인정보를 보유한 금융권 회사에 동시다발적인 피해가 발생한 만큼 AI 공격의 특수성을 고려해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킹 등과 같은 사이버범죄 수사는 통상 서버 현장 보존 → 데이터·로그(접속 기록) 분석 → IP·경유지 추적 → 영장 집행 및 장비 확보 등의 과정을 거친다. 전문가들은 AI 공격 역시 이 같은 기본 구조에서 벗어나지는 않지만 AI 도구를 분석할 때 사람의 의도성이 반영됐는지 혹은 AI 에이전트의 자율 공격이 이뤄졌는지 등 공격 흔적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요구된다고 설명한다.
김환국 국민대 정보보안암호수학과 교수는 "AI 공격은 동시다발적으로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심지어 확보된 IP나 코드가 경유지일 가능성도 많아 실제 공격 주체와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보안 인프라·수사 체계가 AI 대응 체계로 적극 전환돼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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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해킹 사건 수사를 지난 2일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맡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는 실현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중수청이 아직 완벽한 진용을 갖추지 못 한 상태라는 점에서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상 사건 처리 기능조차 12월 초 개통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중수청으로의 사건 이첩 통보는 조사 과정에서 철저히 법적인 절차에 따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지난 1일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 하나, BNK부산은행 등 주요 은행에서 연이어 AI 해킹으로 보이는 공격으로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제2금융권에서도 피해가 이어지면서 규모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