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해외이전 한은 전산망에 잡힌다…불법 외환거래 감시 강화

최민경 기자
2026.10.07 09:00

앞으로 국내 가상자산사업자를 통해 해외로 가상자산을 보내거나 개인지갑으로 이전한 내역이 한국은행 외환전산망에 보고된다. 소액해외송금업 등 핀테크 외환업무는 '해외지급결제업'으로 통합되고 부실 환전업체에 대한 퇴출 기준도 강화된다.

재정경제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개정된 외국환거래법의 위임사항을 구체화하고 가상자산 등을 이용한 불법 외환거래의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우선 국경 간 가상자산 이전을 관리하기 위해 신설된 '가상자산이전업무'의 범위와 등록 요건을 구체화한다.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와 해외 가상자산사업자 사이의 이전뿐 아니라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와 개인지갑 사이의 이전도 가상자산이전업무에 포함된다.

가상자산이전업자는 이전 내역을 외환정보집중기관인 한국은행 외환전산망에 통보해야 한다. 해당 정보는 국세청·관세청·금융감독원·금융정보분석원(FIU)과 공유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가상자산을 활용한 외환규제 우회나 불법거래를 포착할 수 있는 통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등록하려면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전산설비를 갖추고 외국환업무 경력 2년 이상이거나 관련 교육을 이수한 전문인력 2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핀테크 기반 외환업무 체계도 손본다. 현재 소액해외송금업과 기타전문외국환업을 '해외지급결제업'으로 통합한다. 기존 소액해외송금·전자지급결제대행·전자화폐·선불업에 결제대금예치업과 전자고지결제업을 새로 추가해 모두 6개 업종으로 재편한다. 금융감독원이 검사하고 금융위원회가 감독하는 체계도 마련한다.

트레블월렛 등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허용해온 서비스도 정식 제도에 편입한다. 정부는 시행령 확정 이후 외국환거래규정을 개정해 일정 금액 한도에서 다른 사람에게 외화선불지급수단을 양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환전업체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실적을 보고한 환전업체 1346곳 가운데 외국환 매입 실적이 전혀 없는 업체가 581곳에 달했다. 정부는 그동안 환전업에 별도의 진입 요건이 없어 부실 업체가 난립한다는 지적에 따라 인적·물적 등록요건을 신설한다. 자기자본은 1000만원 이상으로 재경부 장관이 고시하는 금액 이상을 갖춰야 한다.

보이스피싱이나 불법 무역대금, 가상자산 관련 환치기 송금 등 업무 위반이 적발되면 '원스트라이크 아웃' 방식으로 등록을 취소한다. 업무정지를 대신해 부과하는 과징금 상한도 높인다.

관세청의 외국환거래 검사권도 확대한다. 수출입거래를 검사하다 용역·자본거래 관련 위반 사실을 발견하면 별도 이첩 없이 관세청이 해당 거래 당사자와 관계인에 대한 검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 검사기관 간 관할 문제로 발생하는 행정비용과 조사 지연을 줄이기 위해서다.

개정안은 오는 26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규제심사와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등을 거친 뒤 개정 외국환거래법 시행일인 12월3일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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