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아기의 첫 숟가락까지…우리 농산물로 아시아 시장 두드린다

세종=정혁수 기자
2026.11.02 06:57

-농기평, 국산 농산물 활용 영유아식품 26종 개발…300만달러 수출 MOU
-최대 12개월 실온 보관 기술 확보…농산물 소비·지역상생 선순환 주목

/사진제공=(주)에코맘의산골이유식 연구팀

경남 하동의 들녘에서 자란 쌀과 배가 국경을 넘어 아시아 아이들의 밥상으로 향할 채비를 하고 있다. 우리 농산물에 첨단 식품기술을 더한 K-영유아식품이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에 나섰다.

김치와 라면, 냉동김밥에 이어 이제 K-푸드의 영토가 아기의 첫 이유식으로까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을 통해 아시아 신흥시장에 특화된 영유아식품 26종을 개발·상품화하고, 300만달러(약 40억원) 규모의 수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성과의 주역은 경남 하동에 기반을 둔 ㈜에코맘의산골이유식 연구팀이다.

연구팀은 2023년부터 약 3년간 베트남과 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의 식문화와 소비자 기호, 영유아 영양 수요를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성장단계별 실온 이유식 20종과 키성장을 겨냥한 과채음료 3종, 두뇌발달을 겨냥한 과일퓨레 3종을 개발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단순한 식품 가공을 넘어 농산물의 기능성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제비집·잎새버섯·유황양파 복합소재의 면역세포 활성화, 배·홍도라지 추출물의 성장 관련 인자 발현 증가, 비트·톳 등 천연소재의 항산화 및 뇌신경세포 보호 가능성을 확인했다.

해외식품박람회에 참석한 에코맘 관계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주)에코맘의산골이유식

수출을 가로막던 유통기술의 한계도 극복했다.

동남아시아는 고온다습한 기후와 상대적으로 부족한 냉장 유통망이 영유아식품 수출의 걸림돌로 꼽힌다. 연구팀은 방부제 없이도 실온에서 최대 12개월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멸균 공정과 고습도 대응 포장기술을 확보했다.

이 같은 기술은 냉장 운송과 보관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장거리 수출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연구팀은 베트남과 필리핀, 싱가포르, 미국, 호주 등의 현지 기업과 총 300만달러 규모의 수출 MOU를 체결했다. 연구기간 국내 사업화 매출도 23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번 연구성과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지역 농업과의 상생에 있다.

에코맘의산골이유식은 하동평사리쌀과 하동배·밤, 하동솔잎한우 등 지역 농축산물을 활용하고 있다. 2023년부터 올해까지 하동지역 농축산물 구매액은 예상치를 포함해 총 73억5000만원에 이른다.

기업의 성장 성과는 지역사회로도 돌아간다. 하동군과 남해군의 출생아 가정에 이유식을 무상 지원하는 사업을 통해 올해 예상분까지 총 11억원 상당의 이유식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이 기업의 가공기술을 만나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변하고, 그 성과가 농산물 구매와 출생아 지원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박홍재 농기평 원장은 "우리 농산물이 농생명 바이오 기술과 만나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것은 매우 뜻깊은 성과"라며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식품기술 개발과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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