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은 제한적, 지출은 연속적…'재정댐' 미래대응기금의 한계

세종=정현수 기자, 세종=김온유 기자
2026.11.04 04:20

[초과세수, 미래대응기금·국부펀드 나눠 담자]⑤

[편집자주] 이재명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예산 국회가 본격 가동됐다. 821조원 예산을 둘러싼 '쩐의 전쟁'이다. 최대 쟁점은 미래대응기금이다. 여야는 이를 각각 '재정댐'과 '쌈짓돈'이라 부르며 엇갈린 시각을 드러낸다. 초과세수를 국부펀드에 좀 더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초과세수와 추가세수의 지속 가능한 활용법을 짚어본다.
2027년 미래대응기금/그래픽=이지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달 17일 태국 방콕에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만나 미래대응기금을 언급하며 "향후 경기 여건 변화에 대비한 완충장치"라고 평가했다.

스테파노 스카르페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지난 9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조용범 기획예산처 차관과 만나 미래대응기금에 대해 "현명한 정책 선택"이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를 대표하는 양대 국제기구가 내놓은 미래대응기금에 대한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국제기구와 주요 신용평가사들도 재정수지 개선과 미래대응기금의 역할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배경이다.

실제로 미래대응기금의 도입 취지 자체에 이견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다. 초과 세수와 세수 결손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세수 변동성에 대응하고 미래 세대와 성장동력을 위한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래대응기금의 취지보다 운용 방식이다. 국회 예산 심의권 침해와 국가채무 관리 문제 등 야당이 주로 제기하는 쟁점 외에도 수입과 지출의 비대칭성이 미래대응기금의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재원은 초과 세수와 추가 세수, 세계잉여금 잔액 등이다. 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추가 세수다.

미래대응기금 재원/그래픽=이지혜

추가 세수는 차년도 예산안의 내국세 세입예산이 내국세 추세치를 상회할 경우 그 상회분을 의미한다. 내년도 예산안에 담긴 추가 세수는 158조4720억원이다. 여기에 기타 재원 3조8227억원을 합쳐 162조2947억원의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예산안 대비 더 걷힌 세금을 의미하는 초과 세수도 미래대응기금의 재원이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9월 세수 재추계를 통해 올해 초과 세수가 63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초과 세수 중 얼마를 미래대응기금에 전입할 건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따라서 미래대응기금의 최종 규모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확정한다. 초과 세수 중 상당수가 전입될 것으로 보여 최종 규모는 200조원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어설 전망이다.

대규모 기금이지만, 지속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표한 '예산안 총괄 분석' 자료에서 2029년 이후 추가 세수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추세치가 내국세 전망을 웃돌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예정처 전망대로라면 미래대응기금은 2029년 이후 지속가능성을 걱정해야 한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질 수 있다. 정부는 내년에만 미래대응기금에서 45조4000억원을 지출한다는 계획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검토보고서에서 "일부 사업은 일단 도입되면 단기간에 축소하기 어려운 계속·반복적 지출의 성격을 가질 수 있다"며 "미래대응기금의 중·장기적인 재원 지속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정 안정화 장치로서 긍정적 평가에도 미래대응기금을 둘러싼 비판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국가채무 상환과 미래 투자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쟁은 재정 운용 철학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기금의 지속가능성은 별도로 따져봐야 할 문제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국회 재경위의 미래대응기금 공청회에서 "기금은 원금을 지켜야 하고 기금에 대한 재원이 꾸준히 들어와야 한다"며 "초과 세수와 추가 세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선 결국 원금을 지킬 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럴 기금이라면 차라리 빚을 먼저 갚고, 돈이 필요할 때 국채를 발행해서 쓰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부가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아직 뚜렷한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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