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의 두 얼굴](종합)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1.03. suncho21@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11/2026110321134576839_1.jpg)
李대통령 "부동산 실거래가, 놀라울 정도로 하락"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지역들의 부동산 실제 거래 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며 "부동산 투기 공화국 오명을 벗기 위해 정부가 객관적 데이터를 제대로 설명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특히 수도권 주택가 전망을 두고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은 "통계 자료들은 정기적으로 내고 있지만 그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좀 걱정"이라며 "주택 가격 상승을 이익으로 보는 쪽이 그 자료 중 일부만 갖고, 뭐랄까, 한쪽 방향으로 몰아가는 측면들이 보인다"고 했다.
이어 "정확한 데이터들을 우리 국민들께서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게 좀 잘 알려주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시장을 믿고 또 정확한 정보에 따라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주요 역할이라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국민과 나라를 위해 부동산 불패 신화는 깨질 때가 됐고 반드시 깨야 한다"며 "집값이 크게 하락할 경우 공적임대주택 용도로 정부가 대량 매입하는 것을 포함해 대비책은 이미 강구 중"이라고 했다.
"놀랄 만큼 하락"했다는데...28억 내려 '88억', 압구정에 몰렸다

이재명 대통령의 집값이 "놀랄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강남 일부 초고가·재건축 단지의 조정과 일반주택 시장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큰 폭으로 낮아진 거래가 압구정 재건축 단지에 집중된 데다 매각을 서두르는 집주인의 사정도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하락이 중저가 시장으로 확산할지를 놓고는 전월세 불안에 따른 매수 전환과 금리 부담에 따른 구매력 약화 중 어느 쪽이 더 크게 작용할지를 놓고 전망이 갈렸다.
3일 KB부동산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60일간 거래된 서울 아파트 가운데 역대 최고가 대비 하락액이 큰 상위 10건 중 7건이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에 집중됐다.
하락액이 가장 큰 거래는 압구정 현대(신현대) 전용 182㎡였다. 지난달 14일 88억원에 팔려 올해 7월 최고가보다 24억5000만원(21.77%) 낮았다. 같은 단지 전용 111㎡도 지난달 19일 55억9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7월 최고가보다 19억1000만원(25.46%) 내렸다. 현대1·2차 전용 160㎡는 지난 9월 80억원, 현대8차 전용 163㎡는 지난달 67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각각 역대 최고가보다 18억원, 15억6000만원 낮은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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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강남 재건축 시장의 조정이 이후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강남 재건축 단지로 범위를 좁히면 급매물 호가가 뚜렷하게 조정된 만큼 대통령의 집값 하락 발언을 뒷받침할 만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강남권의 조정 흐름이 최근 서울 전체 집값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는 외곽·중저가 지역으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김효선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월세 물량 부족과 임차료 상승이 자금 여력에 맞는 지역의 매수 전환을 유도할 것으로 내다본 반면 윤 위원은 대출 의존도가 높은 15억원 안팎 주택은 금리 부담으로 추가 상승이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전월세 불안이 중저가 주택 매수세를 자극할지 반대로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가 매수세를 끊어낼지 어느 쪽 힘이 더 크게 작용하느냐가 향후 집값 움직임을 결정할 것이란 진단이다.

하락액이 큰 거래가 특정 지역에 몰린 만큼 매도 배경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재건축 진행에 따른 조합원 지위 양도 제약 등을 앞두고 매각을 서두르는 집주인의 할인 매물에 주목했다. 시장 전체의 수요 위축과 일정 기간 안에 팔아야 하는 매도자의 사정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시간적 제약으로 나온 급매가 소진된 뒤에도 하락세가 이어질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강남권 하락 거래가 실수요 시장을 대표할 수 있는지도 쟁점이다. 신보연 세종대학교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는 곳은 세제개편안으로 눌려 있는 초고가 주택이지 실수요자들이 거주하고 매수하는 곳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김 위원도 "초고가 주택과 일반주택 시장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며 "일반주택은 상승하는 지역이 더 많아 서울·수도권이 다 같이 급락하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고점에 비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현 서울 아파트 가격 수준은 1년 전보다 높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올해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3546만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1.92% 올랐다. 전용 84㎡ 이상 85㎡ 미만의 평균 실거래금액도 강남구 21.9%, 서초구 12.47%, 송파구 3.16% 높았다. 다만 실거래 평균은 거래된 주택 구성에 따라 달라져 동일 주택의 가격 상승률과는 구분해야 한다.

전월세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모였다. 매매가격이 내려가도 보증금과 월세가 오르면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은 커질 수 있어서다. 김 위원은 "전월세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공급 등에 집중해야 안정화에 더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도 서울과 1기 신도시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를 수용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지역 집 값, 놀라울 정도로 떨어져"…李대통령 발언, 왜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1.03. suncho21@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11/2026110321134576839_5.jpg)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국무회의에서 서울 일부 지역 집값을 두고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한 것은 향후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대한 자신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 강남 3구에서 유의미한 집값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정부가 주택 공급 속도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향후 나타날 부동산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하락장 충격에 선제 대응하고자 하는 복안도 깔렸다는 평가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올라 9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한 것은 상급지로 분류되는 강남 3구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0.38% 내렸고 서초구(-0.35%), 송파구(-0.22%)도 동반 하락했다. 3구 모두 8주째 연속 하락세였고 특히 강남·서초는 11주째 내렸다.
강남 3구에서 초고가주택이 밀집한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를 보면 약세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최근 압구정 신현대 12차 아파트 전용 182㎡ 매물은 80억~90억원대에 거래됐는데 동일 면적 매물은 3개월 전만 해도 110억원대에 거래돼 당시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정확한 데이터들을 국민들께서 직접 접할 수 있게 좀 잘 알려주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했다. 국무회의가 끝난 뒤에는 X(엑스)에 직접 "주택가격을 예측하려면 거래량과 매물의 증감, 선도지역의 거래가격 추이, 주택 공급 흐름, 금리와 경기의 향방, 해외부동산 흐름, 담보대출 연체율 추이, 경매물건의 증감과 낙찰률 등 객관적 자료를 잘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수도권에서 공포매수 압박을 느끼시는 분들은 반드시 서울지역 아파트의 거래량 증감, 매물 추이, 핵심지역의 실거래가격 추이, 담보대출 연체율, 경매 건수 추이를 꼭 살펴보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지표들을 보고 종합 판단할 경우 서울 집값 하락 전망에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도 지난달 18일 이 대통령의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8만9000건에서 지난 8월 4만6000건으로 줄었다. 금리상승에 따른 자금부담 등이 영향을 줬다는 판단이다. 서울 아파트 경매 매각가율(매각가/감정가)은 올해 1월 105.8%에서 지난 9월 92.8%로 하락 추세다.
정부가 수도권 공급에 강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도 이 대통령의 전망에 힘을 보탠다.
이 대통령은 이날 X에서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은 상당정도 2022년부터 시작된 지방정부의 주택 인허가 급감에 따른 것인데 이 정부 들어 인허가가 정상화되면서 2028년 전후부터는 공급절벽도 완화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닥치고 공급'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집값이 크게 하락할 경우 공적임대주택 용도로 정부가 대량매입하는 것을 포함해 대비책은 이미 강구 중"이라고까지 밝혔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2028년은 3기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는 시기다. 국토부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입주 물량은 2026년 1만3000호에서 2028년 1만호 이상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인천 계양 3기 신도시 조성 현장을 직접 찾아 택지 조성과 인허가, 착공 소요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주택공급 전격전'을 관계부처에 주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말미에도 "공급을 늘리는 게 주요 과제"라며 "택지가 제한이긴 하나 그 안에서도 속도를 내서 할 수 있을 만큼 공급을 하면 부족하진 않을 것이다. 새 주택을 지어 공급하는 것이 건설 경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 측면을 고려해서라도 신속하게 최대한 많이 주택 공급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수도권 공급은 늘리는 한편 인구 분산을 위한 국토균형발전 정책과 공공기관 이전 작업도 수도권 집값 하락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국토부는 서울 가구 증가율은 2020년 2.20%에서 2025년 0.83%로 크게 둔화, 2038년 이후부터 하락 전환할 것으로 봤다. 국토부 측은 "5극3특,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본격 추진됨에 따라 서울, 수도권 주택 수요가 지방으로 분산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기간 고금리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집값 하락이 현실화될 경우 시장에 끼칠 충격도 정부로서는 관리해야 할 리스크다. 이 대통령의 '놀라울 정도'라는 강한 발언에는 주택 시장 하락장에 대비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서울 집값이 급락한다면 정부가 버틸 수 있겠느냐는 비판도 제기된다"며 "대통령 발언은 그에 대한 선제적 조치로도 읽힌다"고 했다. 이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가격은 안정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데, 폭등도 폭락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그러나 그게 뭐 정부 당국의 의지대로 꼭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믿고 또 정확한 정보에 따라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주요 역할"이라고 했다.
집값상승 통계에도 대통령은 "주요지역 하락"…시각차 왜?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언급한 것과 달리 주요 집값 통계는 서울 전체 집값의 장기 상승세를 가리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서울 전체 시장보다는 강남 등 이른바 상급지 집값 하락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넷째주(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보다 0.09% 올랐다. 직전 주 0.13%보다 오름폭은 줄었지만 90주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KB부동산의 주간아파트시장가격동향 조사에서도 10월 넷째주(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이 전주 대비 0.17%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동향과 KB부동산 통계는 국내 대표 집값 통계다. 이 중 부동산원 통계는 주택법 등 법적 근거를 갖춘 국가 승인 통계인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포함된다.
부동산원은 매주 전국 아파트를 표본으로 조사한다. 창구는 전국 30개에 달하는 부동산원 지사다. 지사에서 실거래 기반으로 자료를 조사하고 실거래 표본이 부족할 시에는 협력 중개업소를 포함한 중개업소들로부터 의견을 들어 반영해 통계 지수를 산출한다. 전국 각지서 모인 통계자료를 모아 부동산원 본사에서 일괄 발표하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KB부동산은 중개업소를 통해 표본주택의 실거래가격이나 유사 매매사례를 바탕으로 추정한 가격을 조사해 주간·월간 지수를 산출한다. 부동산원과 KB부동산 두 기관의 통계는 집값 표본 구성과 가중치, 지수 산식 등이 달라 같은 시장을 조사해도 변동률은 다소 차이가 난다.

양대 부동산 통계가 모두 서울 집값 상승을 가리키고 있는 만큼 이 대통령의 집값 하락 발언은 통계를 해석하는 관점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서울 주요 지역 집값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한 데 이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수도권 주택 가격 전망을 두고 "폭락을 걱정하는 쪽도 생겨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부동산원 통계상 강남3구 집값은 6주 연속 동반 하락 중이다. 다만 10월 넷째주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연초 대비 아파트 매매가가 내린 곳은 강남구(-1.64%)가 유일하다. 서초구(0.14%)와 송파구(4.35%)는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을 뿐 연초에 비해 집값이 올랐다.
이에 부동산시장에서는 대통령의 집값 인식이 일반 실수요자의 시선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서민, 청년층 등을 포함한 실수요가 향하는 곳은 이미 범접 불가능할 정도로 오른 강남권이 아닌 매매가 중·하위 외곽 지역인데 대통령이 일부 고가 아파트 사례만을 들어 집값 하락을 얘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서울 전체 집값 상승세는 강남3구가 아닌 매매가 중·하위권 지역이 주도하고 있다. 서울 자치구 중 올 들어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곳은 성북구로 약 16.6% 뛰었다. 이밖에 서대문구는 14.1%, 강서구는 13.1%, 구로구는 13.0% 각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