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세수, 미래대응기금·국부펀드 나눠 담자]⑥

미래대응기금 사업에 다수의 현금성 지원을 비롯해 '미래대응'이라는 취지에 어긋나는 사업들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국회 감시망을 피해 수시로 꺼내쓸 수 있는 구조여서 방만 재정을 부추길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3일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미래대응기금에 4대 사업계정 52조9000억원, 총괄계정 109조4000억원 등 총 162조3000억원이 배정됐다.
4대 계정은 청년(13조3296억원), 성장동력(14조1638억원), 지방(15조2662억원), 교육·인재(10조1029억원) 등이다. 총괄계정은 국채 신규 발행 물량을 축소하는 데 12조5000억원, 여유자금 96조9000억원 등 109조4000억원으로 구성된다.
미래대응기금의 취지는 예기치 못한 반도체 호황으로 쌓인 세수를 적립해 생산적 지출에 활용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과 재정여력을 적기에 보강하는 재정안정화 장치로 사용하는 데 있다. 일시적으로 쌓인 세수지만 일시에 쓰는 것이 아닌 미래를 위해 사용하잔 의미다.
문제는 미래대응기금 지원 사업에 현금성 예산 사업이 다수 포함되고 미래대응과는 상관 없다는 점이다.
전체 140개 사업을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청년미래적금 △청년문화예술패스 △청년월세지원 △아동기본수당 △우리아이자립펀드 등 현금성 사업이 다수 포진해있다.
특히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올해 본예산 대비 5배 수준으로 늘어난 1조1657억원이 배정됐다. 19~34세 청년에게 문화 관람비 10만~15만원을 지급하는 청년문화예술패스 사업도 22배 늘어난 7925억원이 편성됐다. 미래대응 취지와는 다소 동떨어진 사업들이다.
무엇보다 신규 사업들이 아닌 기존 사업들을 그대로 옮겨왔단 지적도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4대 사업계정 129건(45조4000억원) 중 순수신규는 55건(18조8666억원·41.6%), 타사업 통폐합·분리는 3건(4조47억원·8.8%), 타부처 이관은 71건(22조4912억원·49.6%)이다. 기존사업에서 유래한 금액이 26조4959억원으로 사업비의 58.4%에 달한다.
게다가 기획처가 순수신규로 설명한 55건도 올해 편성된 기존 사업을 옮겨 오거나 기존 사업에서 분리했다는 게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이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사업지원, 인공지능융복합혁신인재양성(R&D) 등이 회계·기금만 바뀌어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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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획처는 예상치 못한 지출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기금운용계획의 자체 변경 한도를 30%로 설정했다. 이대로 법이 통과되면 국회를 통과한 예산을 정부가 자체적으로 상당 폭 조정할 수 있단 얘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국무회의에서 미래대응기금을 활용해 명절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예산을 1조원 늘리는 방안을 언급했다. 이에 박홍근 기획처 장관이 "대통령께서 미래기금의 세부 사업을 세세히 알지 못한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한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래대응기금이 '정부 쌈짓돈'이 될 수 있단 우려는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