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불명 상태로 현재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배우 강수연에 대한 영화계와 누리꾼들의 쾌유기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최초로 '월드스타' 수식어가 붙은 강수연의 삶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강수연은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스타'로 불리는 강수연은 1966년 8월 18일 출생했다. 그는 4살이 되던 해인 1969년 동양방송 전속 아역 배우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이때 그는 드라마 '똘똘이의 모험'(1971), '오성과 한음'(1979), '풍운'(1982) 등에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강수연은 1980년 언론통폐합 이후 KBS로 활동 무대를 옮겼고, 1983년 드라마 '고교생 일기'가 많은 사랑을 받으며 해당 작품에 함께 출연했던 손창민과 더불어 하이틴 스타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당시 팽배했던 '아역배우 출신은 성인이 된 후 성공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기도 했다. 성인 배우로서 성공적으로 이미지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그의 전성기는 1987년 시작됐다. 1987년 개봉한 영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가 그해 한국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도 1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연타석 흥행에 성공했다.
임권택 감독을 만나면서 강수연의 인기는 세계로 확장했다. 파격적인 반인륜적 소재의 영화 '씨받이'가 국내 흥행에는 실패했으나 해외에서 주목을 받아 그는 동아시아 배우 중 최초로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어 다시 한번 임권택 감독의 손을 잡고 출연한 영화 '아제 아제 바라아제'에서 강수연은 파격적인 삭발 투혼으로 화제를 모았고, 1989년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 배우가 세계 무대에서 수상하는 일이 흔치 않던 시기에 강수연이 연달아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그는 이때부터 '월드 스타', '국민 배우' 칭호를 확고히 하게 됐다.
이후 출연한 영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경마장 가는 길', '그대안의 블루' 등도 흥행에 성공했으나 1994년 개봉한 '장미의 나날'이 실패하면서 잠시 주춤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1년 SBS 드라마 '여인천하' 정난정 역으로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강수연은 2001년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강수연은 '여인천하' 이후 간간이 작품에 출연하며 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에 나서는 등 영화 관련 행사에 주로 얼굴을 비쳤다.
하지만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전 직원 일동의 연명으로 강수연에 대해 "영화제 대내외 운영에 대한 소통의 단절과 독단적 행보가 도를 넘었다"는 내용의 성명서가 나오면서 그해 폐막식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던 중 강수연은 2022년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정이'로 9년 만에 스크린 복귀를 예고했으나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으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정이'는 지난 1월 촬영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