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더보이즈의 신구(新舊) 소속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원만한 협상은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다. 전 소속사 IST엔터테인먼트(이하 IST)는 내건 조건이 “통상적인” 것들이라 말하고, 새 소속사 원헌드레드는 “무리한 협상 조건”이라는 입장이다. 과연 어느 쪽의 말이 맞는 것일까. 가요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IST의 입장을 “이해한다”라는 반응이다.
더보이즈는 IST(구 크래커)에서 2017년에 데뷔했고, 11명이라는 다인원 그룹이었음에도 한 명의 이탈도 없이 7년을 활동했다. 이들은 오늘(5일) IST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그리고 팀 전원이 원헌드레드로 이적한다. IST와 6개월가량 계약 기간이 더 남아있던 한 멤버 역시 IST의 배려로 함께 떠난다.
하지만 그룹 단체 이동에 있어 내부 시스템을 처리하는 일들은 간단하지 않다. 기존 소속사가 팀명의 상표권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IST는 더보이즈 멤버 전원이 함께 떠나는 만큼 11명에게 상표권 무상 사용 권리를 제공했다. 조건은 “상표 무상 사용권을 새로운 소속사가 아닌 팀의 주체인 멤버 당사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전제했다.
이것만으로 가요계는 “대단한 결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그룹명 상표권을 그냥 쓰게 해준 것만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IST는 더보이즈 멤버들이 연습생 때부터 트레이닝 시키고 7년 동안 매니지먼트를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그룹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등 더보이즈라는 이름에 멤버들과 함께 가치를 부여한 몸체”라며 “2NE1, 블랙핑크 등이 그룹 활동에 있어서는 기존 소속사와 활동하는 이유가 뭐겠냐”라고 설명했다.
원헌드레드가 협상 결렬 소식을 전하며 “무리한 조건”이라고 한 IST의 조건 3가지 중 첫 번째는 바로 상표권 문제다. 원헌드레드는 IST가 “매년 자동 연장되는 계약 형태로 상표권 사용 권리 관련해 합의서를 작성”해 달라고 한 조건을 무리한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무리한 조건이 아닌 통상적인 조건”이라며 원헌드레드의 입장이 오히려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리한 조건” 중 두 번째는 구보 및 콘텐츠 수익 정산 문제다. IST에서 계약 만료 후 더보이즈의 기존 작업물에 대한 수익 분배를 1년까지만 보장한다고 제안한 내용이다. 이 역시 가요계에서는 통상적인 합의 내용으로 보고 있다. 팬들의 수요는 예전 것이 아닌 새로운 것에 집중되기 때문에 과거 작업물에 대한 수익은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한다. 주 수입원이 아닌 상대적으로 부수적인 수입원이기 때문에 다른 그룹의 경우에도 비슷하게 처리한 사례가 많다.
마지막 “무리한 조건”은 기존 음원 및 콘텐츠 리마스터, 리메이크 금지에 대한 부문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이 부분을 금지 시키는 건 이미 이를 악용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이 조항을 내거는 사례가 잦다”라며 “노래에 대한 저작 권리는 작사, 작곡가 갖는다. 작가진의 허락만 받으면 리마스터, 리메이크를 할 수 있다. 소속사가 갖는 권리는 저작인접권인데 곡을 리마스터하거나 리메이크해 버리면 더는 관여할 수 없는 별개의 곡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IST는 “멤버 11인이 동의하는 그 어떠한 활동(유닛 및 개인 활동 등)에서도 상표권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IST는 사실상 더보이즈가 자사와 함께 작업한 것들에 대해서만 권리를 나누려고 한 셈이다. 더보이즈는 홀로 어딘가에서 우뚝 솟은 그룹이 아니다. IST가 많은 자본을 들여 데뷔 기획 단계부터 공을 들인, 수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자해 만든 자산이다. IST는 그 과정에서 멤버 11명이 흘린 땀의 공로를 잊지 않았고, 그들이 그 이름의 주체임을 인정했다. 때문에 상표권 무상 제공을 결정한 것이고, 그것이 다음 소속사나 다른 누구도 아닌 당사자인 멤버들에게 권리가 가길 바랐을 뿐이다. 그렇다면, 지금 무리한 요구를 하는 건 과연 누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