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마법 같은 어제와 같은 부활 [뉴트랙 쿨리뷰]

한수진 ize 기자
2025.01.14 11:19
여자친구 / 사진=쏘스뮤직

그룹 여자친구는 ‘우리의 다정한 계절 속에’ 뮤직비디오에서 달리는 기차 안에 있다. 차창 너머에 보이는 풍경은 이들이 탄 기차가 특별하다는 걸 보여준다. 시계를 보던 은하의 얼굴에서 서서히 주변으로 화면을 넓히더니, 차창 밖 구름을 비춘다. 여자친구가 ‘우리의 다정한 계절 속에’로 탄 열차는 하늘을 난다. 여자친구가 올라탄 열차는 손에 닿은 판타지다. 이들이 다시 뭉친 것처럼.

여자친구는 지난 13일 스페셜 앨범 ‘시즌 오브 메모리즈(Season of Memories)’를 발매했고, ‘우리의 다정한 계절 속에’는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이다. 전작 앨범(‘회:발푸르기스 나이트(回:Walpurgis Night)’)을 낸 지 1,527일째 되던 날, 이들은 마치 마법을 부린 것처럼 어제와 같은 모습으로 부활했다. 자신들의 곡 제목처럼 ‘시간을 달려서’ 그리고 ‘기적을 넘어’서 추억의 계절로 걸어들어왔다.

여자친구의 시간은 쏘스뮤직과의 작별과 함께 지난 2021년에 멈춰 있었다. 은하, 신비, 엄지는 3인조 그룹 비비지로 함께 활동하며 연을 이어갔고, 소원, 예린, 유주는 각기 다른 소속사에서 솔로로 활동했다. 그렇게 4년이 흘렀고, 여자친구의 시간도 멈췄다. 그러다 여섯 멤버는 쏘스뮤직과 다시 한번 뜻을 모았다. 오는 16일이 여자친구의 데뷔 10주년이었기 때문이다.

여자친구 / 사진=쏘스뮤직

2015년 1월 16일 데뷔한 여자친구는 당시 섹시와 청순으로 갈리던 걸 그룹 계보에서 청순의 영역에 발 담갔던 팀이다. 데뷔하던 해 리더 소원을 제외하고 멤버 전원이 고등학생이었고, 다들 앳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무대 의상으로 입은 스쿨룩은 더없이 잘 어울렸다. ‘유리구슬’,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 등 노래도 좋았고 그래서 사랑받았다.

특히 여자친구는 보통의 청순 계보가 아니라 더 사랑받았다. 이들의 청순은 연약함이 아닌 건강함으로 발현됐고, 이는 ‘파워 + 청순’이라는 이질적 단어로 결합해 이들만의 특별한 수식어가 됐다. 여자친구는 정수리 높이까지 발차기를 하거나, 멤버의 등을 뛰어넘어 뜀틀을 하고, 또 온몸을 축 삼아 시계바늘이 크게 회전하는 안무 등을 선보였다. 이들의 퍼포먼스는 힘찼고 당찼다. 안무의 역동성은 멤버 유주가 비오는 날 무대를 하다가 7번 넘어지는 유명한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강한 소녀’라는 미학을 남긴 여자친구는 새로운 부류의 아이돌이었다.

그렇기에 이별은 못내 아쉬웠고, 다시 돌아온 오늘이 벅차도록 반갑다. ‘우리의 다정한 계절 속에’의 첫 마디에서 “시곗바늘이 밤을 가르며 멀리 왔지만 우리의 거린 그대로야”라고 말하는 모습부터가 감동이다. 격동하는 멜로디, 박진감 넘치는 전개, 아름답고 서정적인 가사까지. 그 시절 추억 속으로 우리를 이끈다. 퍼포먼스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의 다정한 계절 속에’ 안무는 쉴 틈 없이 바뀌는 동선과 시원시원하게 뻗는 동작으로 여자친구의 힘을 완벽히 활용한다. 또한 ‘시간을 달려서’의 엔딩과 시계바늘 포즈 등 곳곳에 전작의 오마주를 넣어 향수를 자극한다.

이제 막 나온 따끈따끈한 신곡임에도, 말할 수 없는 친근감에 마음이 포근해진다. 완전한 재결합은 아니기에 아쉬움은 남지만, 그 온전한 재현이 아쉬움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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