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리스크 뚫고 개봉...'승부' 이병헌 "뛸 듯이 기뻐"

한수진 ize 기자
2025.03.19 17:50
이병헌 /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 '승부'가 마침내 긴 터널을 지나 세상의 빛을 본다. 주연 배우 유아인의 사생활 논란으로 개봉이 미뤄지며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그만큼 김형주 감독과 또 다른 주연 배우 이병헌의 감회도 남달랐다. 두 사람은 "뛸 듯이 기쁘다"라는 소감을 전하며 그동안의 마음고생과 인내의 시간을 짐작게 했다. 수많은 난관을 넘어선 '승부', 이제 그 승패를 가릴 순간이 왔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승부'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과 김형주 감독이 참석했다.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 이창호(유아인)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바둑이 최고의 두뇌 스포츠로 추앙받던 90년대를 배경으로, 현시대의 김연아, 박지성, 손흥민과 같은 스포츠 스타들처럼 전 세계가 인정한 바둑 레전드 조훈현과 이창호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 삼은 영화다.

영화는 전 국민이 수년간 지켜본 스승과 제자의 처절한 승패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영화화에 앞서, 영화와 실화 사이의 극적인 밸런스가 중요했다. 김형주 감독은 조훈현과 이창호의 바둑판에서 승패와 관계없이 끝까지 관객의 승리욕을 자극하는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영화에 승부수를 둔다.

김형주 감독 /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김형주 감독은 "기본적으로 가져가고자 한 건, 관객이 바둑을 전혀 모르고도 영화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였다. 실존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큰 얼개는 고증을 따르되 극적 효과를 위해서 영화적으로 만든 것도 있다. 고증 안에서 절충을 많이 했다"라며 "우여곡절 끝에 극장에서 영화를 내놓게 됐는데 그것만으로 기쁘고 감격스럽다"라고 말했다.

조훈현 역의 이병헌은 '승부' 출연 이유에 대해 "처음 시나리오 읽고 바둑의 여러 자료 화면과 다큐멘터리를 봤다. 모니터하면서 이렇게까지 드라마틱한 일이 실화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극적이라고 느꼈다. 두 레전드의 사연이 정말 흥미로웠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신경 쓴 점에 대해선 "정적이어야 하는 바둑판 앞에서 아주 미세한 움직임으로 역동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게 가장 어려웠고, 또 가장 신경 쓰였다. 그리고 그런 연기를 하면서 재미를 느꼈다"라며 "조훈현 9단은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고 기록도 많은 특별한 인생을 산 사람이지 않냐. 그런 사람이 제자에게 지고 난 후 초심으로 돌아가서 한 계단 한 계단 예선을 밟고 다시 정상으로 올라가기까지의 그 마음을 감히 헤아리기 힘들었다. 그 감정을 읽어내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게 힘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승부'란 본디 혼자서 낼 수 없는 행위다.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메인 포스터에 홀로 얼굴을 드러낸 이병헌이지만, 작품에는 이병헌 못지않은 존재감의 상대역이자 대적자 유아인이 존재한다. 하지만 유아인이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전면에 함께 나서지 못했다. 2021년 4월에 크랭크업한 '승부' 개봉이 밀린 것도 이 때문이다.

유아인 / 사진=스타뉴스 DB

이병헌은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게 된 '승부'를 두고 "뛸 듯이 기쁘다"라고 벅찬 소감을 드러냈다. 그는 "작품을 찍는 과정은 어느 상황에서건 긴장되고 기대된다. 이 감정이 어디까지 관객에게 전달되고 좋아해 주실 지에 대한 긴장이 있다"라며 "그런데 이 작품은 이런 긴장보다도 우여곡절 끝에 관객을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설렜다.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 뛸 듯이 기뻤다. 그래서 기분이 정말 좋다"라고 말했다.

유아인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유아인과 처음 호흡한 작품이다. 생각한 것보다 과묵한 후배였다. 현장에서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던 상황은 아니었다"라며 "서로를 알 수 있는 시간은 많이 못 가졌다. 그러나 현장에서 장면에 몰입하고 대사를 맞춰본 시간에는 굉장히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유아인 덕분에) 신에 빠져드는데 용이했다"라고 털어놨다.

김형주 감독은 유아인 관련한 질문에서 손수건을 꺼내 들었다. 김 감독은 "마음 같아선 따로 술 한잔하면서 이야기하고 싶다"라며 쏟아지는 땀을 닦으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는 "이병헌과 유아인을 영화에 캐스팅했을 때는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기뻤고 그만큼 부담감도 컸다"라고 캐스팅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주연배우로서 무책임하고 실망스러운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배우이기 전에 사회 구성원으로 잘못했다. 처벌을 받고 있기 때문에 관련해 제가 이 이상의 말을 한 건 없다"라며 "(리스크가 터졌을 때)지옥 같은 터널에 갇혀있는 기분이었다. 그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막막했다. 그러다 드디어 개봉이라는 빛을 보게 돼서 숨통이 트인 기분이고 감격스럽다. 저 못지않게 배우들과 스태프도 개봉만을 기다렸다. 같이 고생해 준 얼굴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승부' 스틸 컷 / 사진=바이포엠스튜디오

김형주 감독은 마지막으로 영화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부탁했다. 그는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상처를 입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자체를 있는 그대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빛을 보게 된 '승부'. 스크린 위에서 펼쳐질 스승과 제자의 치열한 한판 대결이 관객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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