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 박지환 "조우진 형 집에 숨겨놓고 나만 보고 싶어요" [인터뷰]

한수진 기자
2025.09.30 10:50
박지환 / 사진=(주)하이브미디어코프

조직의 보스 자리를 두고 치열한 양보 전쟁이 벌이는 영화 '보스'(감독 라희찬, 제작 (주)하이브미디어코프)에서 박지환은 만년 넘버3 판호를 연기한다. 판호는 누구보다 보스가 되길 갈망하는 인물이지만, 그 누구도 판호가 보스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 모두가 보스 자리를 양보하는 기묘한 양보 대결 속에서 판호만이 그 자리를 탐하며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집착을 드러낸다. 겉으로는 단순하고 허술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야망과 억울함이 뒤엉켜 있어 웃음을 주면서도 짠한 캐릭터다.

박지환은 그간 '범죄도시' 시리즈에서의 강렬한 존재감, '한산: 용의 출현' 속의 묵직한 무게감, '우리들의 블루스'에서의 인간미 넘치는 연기로 스펙트럼을 입증해 왔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특유의 사실적이고 거친 매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코미디와 감정의 균형을 만들어냈다. 라희찬 감독의 말대로 "뻔할 수 있는 인물을 멋스럽고 입체적으로 바꿔놓은" 박지환의 판호는 추석 극장가에서 웃음과 낭만을 동시에 안겨줄 '러블리 캐릭터'다.

촬영 현장에서 박지환은 늘 성실했지만, 무엇보다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에서 큰 힘을 얻었다. 특히 보스 후보 3인방 맏형 조우진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조우진 형은 현장에서 엄마 같았어요. 혼자 요리하고, 설거지하고, 치우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 이 형 존경하게 되겠는데?' 싶었는데 정말 그렇게 됐죠. 일상에서도 정말 멋진 형이라서 갖고 싶을 정도예요. 집에 숨겨놓고 나만 보고 싶어요."

박지환 / 사진=(주)하이브미디어코프

박지환은 유머 감도가 탁월한 배우다. 때문에 '보스'에서 코미디 연기를 할 때도 두려움은 없었다. 그는 웃음을 억지로 의식하는 순간 오히려 부자연스러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판호가 일부러 웃기는 캐릭터가 아닌 만큼 상황과 호흡에 맡겨 자연스럽게 웃음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

"저는 코미디가 딱히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 생각을 하면 더 힘들어지니까요. 게다가 늘 좋은 배우들이랑 함께해서 자연스럽게 해결돼요. 약속하지 않아도 타이밍이 맞고 자연스럽게 웃음이 만들어지더라고요. 판호는 일부러 웃기는 인물은 아니어서 미세한 지점을 연결하려고 했어요. 어디서 웃길지 모르니까 그냥 열심히 찍었어요."

캐릭터 해석에서도 그는 진지했다. 단순히 욕망에 눈먼 인물이 아니라 아직 성장하지 못한 아이의 순수함을 가진 인물로 접근했다. 그는 "무식하면서도 성장하지 못한 아이의 느낌을 내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 덕분에 표현이 더 과감해졌다. 그러다 보니까 인물이 자연스럽게 강렬해지더라. 판호는 나쁜 사람도 아니고 웃긴 사람도 아니다. 욕망이 발현됐을 때 그걸 너무 게걸스럽게 탐식하기보다 희열의 탐욕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아무리 배고프더라도 음식을 수저로 먹는 느낌으로"라고 설명했다.

액션 역시 박지환에게 중요한 도전이었다. 판호는 단순한 성격만큼이나 힘으로 밀어붙이는 화끈한 액션을 보여준다. 그는 액션을 코믹하게 소화하기보다 기본기를 충실히 지키면서 장면 전체의 호흡을 살리려 했다. 특히 마지막 회의실 전투 장면은 배우와 스태프 모두에게 큰 체력을 요구하는 장면이었다.

"액션이 좀 클래식했어요. 그래서 초반부터 설득력이 있어야 마지막에 먹히거든요. 특히 회의실 장면은 다 같이 호흡을 맞추는 게 관건이었죠. 여기도 따야 하고, 저기도 따야 하고, 카메라가 돌면 다시 시작해야 하고. 약간 오케스트라 같았어요. 다들 지치기도 했지만 끝나고 나서는 다 같이 합주를 끝낸 기분이었어요."

박지환 / 사진=(주)하이브미디어코프

그는 '보스'를 "종합선물과자세트"에 비유했다.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액션, 코미디, 드라마가 뒤섞이며 예측 불가능한 재미를 주는 작품이라는 뜻이다.

"'보스'는 종합선물과자세트 같은 영화예요. 설령 불량 식품이 조금 섞여 있어도 너무 맛있잖아요. 영화 보는 동안 재밌는 스포츠 경기 같은 느낌도 들었어요. 화려한 기술, 휘황한 패스, 마지막에 이규형이라는 마이클 조던이 나타나 덩크슛하는 영화랄까요. 추석에 딱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박지환은 지난 2022년 '우리들의 블루스'로 스타덤에 올랐을 당시 아이즈(IZE)와의 인터뷰에서 무명 시절 막노동과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행복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리고 약 3년이 지난 현재 그는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대세 배우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상황과 환경이 바뀌었어도 그의 마음은 여전하다. 좋은 성적이나 화려한 타이틀보다 연기를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에게는 여전히 가장 큰 기쁨이다.

"연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여전히 행복해요. 성적이나 결과에 큰 신경을 쓰기보다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지는 가봐야 아는 거고, 더 대단한 배우가 된다는 건 뭘까 싶어요. 결국 중요한 건 계속 연기할 수 있다는 사실 같아요."

영화 '보스'는 10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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