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봉작부터 대박 난 '강회장' 고혜진 감독 "쓴소리마저 감사" [인터뷰]

이덕행 ize 기자
2026.07.13 16:48
고혜진 감독은 메인 연출 입봉작인 JTBC 드라마 '신입사원 강회장'을 통해 최고 시청률 13.6%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작품의 결말과 전개에 대한 시청자들의 쓴소리와 아쉬움에 대해 고 감독은 자신의 미숙함을 인정하며 이를 성장의 양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한 예능 조연출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장르를 오가는 유연한 연출을 선보였으며, 향후 차기작에 대해서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최근 재정문제로 흔들리던 JTBC에 숨통을 트여준 구원투수는 드라마 '신입사원 강회장'(이하 '강회장')이었다. 메인 연출 입봉작임에도 불구하고 다채롭고 재치 있는 연출로 최고 시청률 13.6%를 견인한 고혜진 감독은 쏟아지는 호평과 쓴소리 모두를 성장의 양분으로 삼고 있었다.

'신입사원 강회장'은 사업의 신(神)이라 불리는 굴지의 대기업 최성그룹의 회장 강용호(손현주)가 사고로 원치 않는 2회차 인생을 살게 되는 리마인드 라이프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고혜진 감독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모처의 한 카페에서 아이즈(IZE)와 만나 작품과 연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강회장'은 마지막화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종영했다. 고혜진 감독은 "여전히 어안이 벙벙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렇게까지 좋아하실 줄은 몰랐어요. 제 딴에는 스스로 '7~8%면 잘하겠다' 싶었는데 두 배에 가까운 수치라 어안이 벙벙하고 감사해요. 작가님들도 마지막까지 너무 좋아하셨어요."

방송 내내 많은 사랑을 받은 '강회장'은 결말 부분 영혼이 돌아온 황준현(이준영)이 돌연 있지 류진과 몸이 뒤바뀐다는 내용이 추가되며 극명한 호불호에 휩싸였다. 고혜진 감독은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엔딩을 설명했다.

"이 작품을 하면서 얻은 몇 가지 교훈 중 가장 큰 교훈이에요. 중간에 무거워지기는 했지만, 무조건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저희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생각한 건데, 시청자분들이 생각보다 준현이의 감정선과 미래에 마음을 많이 주셨더라고요. 그래도 '자고 나니 괜찮다'는 반응도 있어서 좋은 양분이 된 것 같아요. 쓴소리도 감사한 마음으로밖에 안 받아들여지더라고요.

또한 평소 드라마에서 잘 보지 못했던 류진의 출연에 대해 궁금증을 나타내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았다.

"작가님과 '마지막에 새로운 인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회의를 했는데 저는 여자로 바꿔보고 싶었어요. 방글이와 바꿔볼까 하다가 철회했고, 류진씨가 연기를 할 생각이 있다는 말을 듣고 저도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제안을 드렸어요. 스케줄이 있었는데 와주셔서 마치 늘 찍었던 배우처럼 디렉션을 받고 열심히 해주셨어요."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황준현의 새로운 영혼 체인지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결말을 급하제 마무리 짓는 듯한 전개에 아쉬움을 남기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고혜진 감독은 "저의 미숙함"이라며 함께 안타까워했다.

"창작자의 욕심 같기도 해요. 모두가 어떻게 지내는지 보여줘야 하는 의무감이 있는데 다 보여주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어요. 그래도 스무스하게 끝내지 못한 건 제 미숙함 같아요. 지금 와서 아쉬운건 , 강용호(손현주)와 조선희(윤유선)의 재회신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시청자분들이 중심 스토리라인에 집중하겠다 싶었는데 '할배의 순정 멜로'를 이 정도까지 좋아하실 줄은 몰랐어요. 그걸 마무리 지어드리지 못한 건 아쉬워요."

이 밖에도 스스로만 보이는 아쉬움이 있었다. 고혜진 감독은 작품을 매듭짓는 방법뿐만 아니라 전개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특히 한 작품 안에서 장르를 오가는 유연함에 대해 강조했다.

"제가 좋아하는 작품은 장르가 명확해요. 그런데 저희 작품은 시도 때도 없이 오가거든요. 편집하면서도 너무 정신없다고 생각하시지는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잘 봐주신 것 같아요. 요즘에는 숏폼으로 콘텐츠를 접하는 경우가 많고, 콘텐츠의 길이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잖아요. 롱폼안에서도 왔다갔다 하는 유연성이 있고 다양한 볼거리를 중요시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옛날 방식으로 생각하지 않았나 싶어서 그런 지점을 배웠어요."

몇몇 지점에서 아쉬운 지점이 있기는 하지만 '강회장'은 고혜진 감독이 메인 연출로 이름을 올린 첫 드라마다. 입봉작부터 큰 성과를 거둔 고혜진 감독은 자신감과 부담감이 공존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작가님과 배우분들이 다 베테랑이셔서 신입감독인 제가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해요. 결과물이 좋은 건 그분들의 지분이 커요. 자신감이 생길 줄 알았는데 오래가지 않더라고요. 작품이 잘돼서 너무 감사하지만 '다음은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빨리 왔고 결과가 좋을수록 크게 왔어요. 선배 한 분도 스스로에게 기대하는게 빠르고 높아진다는 의미에서 '첫 작품 잘 되면 큰일난다'는 말씀도 해주셨어요. 그래도 '70대 어머니와 40대인 저, 10대 손주가 같이 보는 건 '우영우' 이후 처음이다'라는 댓글처럼, 제가 어렸을 때 꿈꿔왔던 걸 이뤄냈으니, 조금 더 열정적으로 할 양분으로 삼으면서 동시에 마음을 편하게 먹어보려고 하고 있어요."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이처럼 고혜진 감독은 작품의 성공을 자신의 덕이 아닌 배우와 작가들의 공으로 돌렸다. 특히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김순옥 작가에 대해서는 "신입 연출에게 있어 최고였다"며 깊은 감사를 전했다.

"제작 발표회에서도 말씀드렸는데, 김순옥 편견을 깨뜨리고 싶었어요. 저를 위해서도 기도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필모그래피와는 다른 결의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저와 배우들이 뛰어놀 수 있었던 건, 베이스가 탄탄해서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극성을 끌고 가는 게 너무 탁월하고 베이스가 깔려있다 보니 놀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신입 연출에게는 최고였어요."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공을 돌렸지만, 고혜진 감독이 '강회장'의 장르를 이리저리 갖고 놀 수 있었던 건 다양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예능에도 조연출로 나섰던 고혜진 감독은 이를 바탕으로 '강회장'의 유연한 변주를 책임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가 좋아하는 연출들은 다 코미디를 잘하고 ,코미디가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하는데, 첫 작품에서 잘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그래도 제가 드라마국에 오기 전 예능국을 거친 경력이 있는데 '이런 커리어를 쌓은 이유가 이것 때문일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작업했어요. 그런 예능에서 배웠던 호흡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만들 수 있겠다는 '근자감'이 있었다고 할까요. 제가 가진 장점, 스킬을 마음껏 쓸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특히 10부 엔딩에서 '크라임씬을 보는 것 같다'고 하신 분들이 계셨는데, '저 조연출했어요'라고 말하고 싶기도 했어요."

/사진=SLL, 코퍼스코리아

'강회장'을 둘러싼 한 가지 변수는 JTBC의 채무 불이행 선언이었다. 반대로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JTBC가 숨통을 틀 수 있었던 건 '강회장'의 성공이 있었다. 고혜진 감독은 "무사히 끝낼 수 있어 천만다행"이라고 털어놨다.

"기쁨과 걱정이 동시에 오가긴 했어요. 다행히도 저희는 영향 받지 않고 끝낼 수 있었어요. 그래도 혹시나 채널에 대한 우려로 시청자분들이 작품을 다르게 보시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긴 했어요. 아직 내부 분위기를 나눌 시간은 없었고, 스스로 앞으로 어떻게 하지에 대한 고민 정도만 했어요. 채널에 대한 건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무사히 끝낼 수 있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느 정도 열린 상태에서 결말을 맺은 '강회장'은 시즌2를 향한 가능성을 남겨 두고 있다. 고혜진 감독 역시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고혜진 감독은 연출자로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며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입봉작은 '믿고 맡겨주시는 작품 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작품까지도 비슷한 것 같아요. 같이 일하는 동료분들의 시선을 더 알고 싶긴 하달까요. 언젠가는 제가 하고 싶은 스릴러를 긴 폼으로 하고 싶지만, 지금은 보시는 분들이 잘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걸 믿어볼까 싶기도 하고 처음부터 좁힐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